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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서해공무원 사건, 상층부 부실대응·은폐" 최종 결론…13명 징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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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감사보고서 확정…국가 기밀 사항 포함돼 공개 않기로

사건 당시 서훈 안보실장, 서주석 안보실 1차장 조기퇴근 확인

뉴스1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승선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가 25일 오전 대연평도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다. 2020.9.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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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감사원이 지난 2020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통일부, 국방부, 해경 등 관련자 13명에 대해 징계·주의요구 처분을 내렸다. 아울러 퇴직자의 경우 비위사실 통보를 요청하는 한편 국가안보실 등 6개 기관에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는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초동대처 부실 및 사실 은폐, 수사결과 왜곡 등 위법·부당한 행위가 있었다는 최종 감사 결과를 지난 10월 말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다만 감사보고서는 국가 기밀 사항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감사원은 안보실 등 5개 기관 총 20명을 직무유기,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요청한 바 있다.

감사원은 "비위행위가 상급자의 지시에 의해 이뤄졌고 하급자가 이를 거부하기는 어려웠던 점, 군·해경 조직의 특수성, 퇴직자가 다수인 점, 처분요구의 실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임의 정도 및 처분요구의 대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해양수산부 소속 서해어업관리단 공무원이었던 고(故) 이대준씨가 2020년 9월21일 실종된 다음 날인 22일 안보실이 이씨의 발견 사실을 합참으로부터 보고 받고도 통일부에 전파하지 않고 '최초 상황평가회의'를 열지 않았다고 봤다. 서훈 전 안보실장과 서주석 전 안보실 1차장, 국가위기관리센터장은 오후 7시30분경 조기퇴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국방부는 이씨의 신변안전 보장을 촉구하는 대북 전통문 발송 필요성 등을 검토하거나 안보실에 건의하지 않았고 해경 및 중부청, 통일부, 합참, 해군 모두 관련 규정과 매뉴얼에 따른 신변보호 및 구호 조치를 검토·이행하지 않았다는 게 감사원의 결론이다.

이씨의 피살·소각 사실을 인지한 후에는 안보실의 '보안 유지' 지침에 따라 조직적인 사실 은폐 행위가 이뤄졌는데, 국방부 지시를 받은 합참이 밈스(MIMS·군사정보체계)에서 삭제한 비밀 자료는 23일 당일 60건, 이후 123건 등 총 183건에 달했다.

언론·국회 대응에 있어서 국방부는 이씨가 실종(생존) 상태인 것처럼 관련 문자를 기자들에 작성·배포하고 통일부는 이씨 피격 사건의 최초 인지 시점을 22일이 아닌 관계장관회의가 열린 23일로 결정했다. 해경은 이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되지 않은 것처럼 최초 실종지점을 그대로 수색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합참이 '자진 월북했다'고 결론 내린 정보 분석보고서에서 언급한 4가지 근거 중 △타 승선원과 달리 혼자 구명조끼 착용 △무궁화 10호 CCTV 사각지대에서 신발(슬리퍼) 발견 등은 "군 첩보에도 없고 사실과 다른데 안보실·국방부의 지시로 포함됐다"고 밝혔다.

오히려 군은 보고서 작성에 있어 '한자가 기재된 구명조끼 착용' 등의 첩보를 제외하고, 추후 해경 수사에서도 '거듭된 질문에 월북 답변', '실종 직전에는 없었던 붕대 착용' 등 자진 월북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는 첩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했다.

해경의 1, 2, 3차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서도 여러 사람의 DNA가 검출되는 등 소유자가 누군지 알 수 없는 슬리퍼를 근거로 제시하거나 표류예측 결과 및 수영실험 왜곡, 한자 기재된 구명조끼 착용 사실 은폐, 이씨의 도박 등 부정적 사생활 정보 공개 등을 통해 이씨를 자진 월북자로 몰아갔다고 감사원은 강조했다.

아울러 국방부는 '시신 소각'이란 군의 판단 대신 안보실 방침에 따라 '시신 소각 불확실'로 판단을 변경했고, '시신 소각'으로 분석했던 국정원도 새로운 증거가 없는데도 '부유물 소각'으로 판단을 변경했으며, 해경은 조류예측분석서 자료가 있는데도 정보공개 청구가 들어오자 "없다"고 통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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