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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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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주가, 비트코인 열기에 반등… 美 증시 IPO 닻 올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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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두나무는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강세로 자산 가치가 상승하고 거래량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두나무의 장외 주식도 오르고 있다. /조선비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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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비상장 주식 가격이 최근 크게 오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강세를 보이면서 보유 자산의 가치가 상승한 데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도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두나무는 대주주인 송치형 의장이 자전거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오다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이석우 대표이사도 연임을 확정했다.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내부 정비도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지난 2년간 멈췄던 미국 증시 상장 계획이 다시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두나무 주식, 1개월 만에 66% 상승

7일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두나무 주식은 전날 12만15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7일 7만3000원으로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1개월 만에 주가가 66.4% 뛴 것이다. 올해 하반기에 줄곧 7만~8만원대에서 거래됐던 두나무 비상장 주식은 이달 들어 크게 오르며, 연초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두나무 주가는 가상자산 시장이 한창 호황을 누리던 2021년에 50만원대에 거래가 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세계 3위 거래소인 FTX의 파산 등으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주가가 2년 가까이 계속 약세를 보였다.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코인의 가격이 반등했지만, 국내 거래량이 여전히 저조해 수수료 수익의 비중이 큰 두나무의 주가도 계속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10월 이후 2개월 넘게 비트코인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두나무가 대량으로 보유 중인 비트코인의 자산 가치가 부각된 데다, 2년간 이어졌던 가상자산 시장의 혹한기가 마무리되고 다시 거래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내년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를 승인할 것이라는 전망에 연일 가격이 오르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비트코인 가격은 4만4000달러를 넘어서며 최근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화 기준으로는 6000만원을 뚫으며 연초 가격 대비 3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두나무는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1만3479개의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전날 가격을 반영하면 두나무가 가진 비트코인의 가치는 8088억원에 이른다.

반면 2위 거래소인 빗썸의 비상장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두나무에 비해 비트코인 보유량이 훨씬 적어 비트코인 급등에 따른 효과를 거의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빗썸코리아의 전날 거래 가격은 12만2000원을 기록, 13만1000원이었던 지난달 중순보다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빗썸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3분기 말 기준 495개다. 현재 가격을 반영한 자산 가치는 3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빗썸은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지난 10월부터 거래 수수료를 없앴다. 이 때문에 최근 비트코인 상승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눈에 띄는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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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형 두나무 의장(왼쪽)과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자전거래과 시세조작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송 의장은 지난달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이 대표는 연임에 성공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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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나무, IPO 재추진 가능성

두나무는 지난 2021년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후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송치형 의장이 1000억원대의 자전거래 의혹 등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은 점도 상장을 추진하는데 불리한 요인이 됐다.

그러나 송 의장은 지난달 9일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우려를 살 가능성이 컸던 사법 리스크를 덜어낸 것이다. 여기에 2017년부터 두나무의 경영을 맡아 온 이석우 대표도 지난 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됐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두나무가 2년간 미뤄뒀던 기업공개(IPO) 준비 작업을 내년부터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는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의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두나무의 상장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지난 5일(현지시각) 나스닥 시장에서 140.20달러를 기록했다. 40달러를 밑돌았던 연초에 비해 3배 넘게 급등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경우 기관투자자의 자금이 유입돼 전체 가상자산 시장의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국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두나무의 기업 가치도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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