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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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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70달러 붕괴, 금값 사상 최고치…글로벌 침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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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안전자산인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 경제는 비교적 양호한 경기 전망이 나오면서 오히려 연착륙 기대감을 키웠다.



5개월 만 국제유가 70달러 붕괴



중앙일보

김영희 디자이너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4.1% 하락하며, 배럴 당 69.3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 선물 가격이 배럴 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 3일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내년 1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배럴 당 74.3달러로 거래 마치면서 70달러 중반까지 가격이 내려갔다.

한때 배럴 당 90달러를 넘어서면서 100달러 돌파 전망까지 나왔던 국제유가가 갑자기 하락한 표면적인 이유는 추가 감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다. 최근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플러스(+)는 예상보다 약한 추가 감산안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의구심을 키웠다. 아프리카 산유국을 중심으로 일부 회원국들이 추가 감산에 소극적인 모습을 노출하면서, 감산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中 경기 둔화, 수요 감소 우려 키워



중앙일보

중국 경제를 이끌어온 부동산 개발. 사진은 2023년 8월18일 톈진시 스카이라인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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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공급 쪽 문제보다 수요 감소 전망이 더 크다. 특히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석유 소비국인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국제유가를 더 끌어내렸다. 실제 지난달 중국 원유 수입은 하루 1033만 배럴로 올해 7월 이후 최저치다. 전년 동월 대비 9.2% 감소했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는 지표에서 나타난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4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떨어졌다. PMI가 50 이하면 해당 분야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올해 중국 제조업 PMI가 50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 1~3월과 지난 9월이 유일하다. 특히 최근에는 전월 대비 두 달 연속 제조업 PMI가 감소하며 모두 50 밑으로 떨어졌다.

이런 영향에 지난 5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무디스는 중국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변화율이 2024~2025년 4%, 2026~2030년간 3.8%로 점차 떨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마이너스 성장, 유로존도 침체 경고



중국뿐 아니라 유럽도 침체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올해 3분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1% 역성장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달 유로존 종합 PMI가 47.6을 기록하며 50 아래 머물렀다는 점을 언급하며 “서비스 산업이 계속해서 수요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번 분기(4분기)에도 유로존 경제가 다시 위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달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과 비교해 2.4% 오르는 데 그치면서, 예상치(2.8%)를 크게 하회했다. 침체 우려에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3월 4%로 처음 금리를 낮추고, 그해 연말까지 6번(0.25%포인트씩)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고용 둔화 美 경제는 연착륙 기대



중앙일보

박경민 기자


뜨겁던 미국 경제도 냉각되는 분위기다. 6일(현지시간)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고용보고서는 지난달 민간고용이 10만3000건 늘었다고 밝혔다. 10월 증가 폭(10만6000건)보다 줄어든 데다 시장 전망치(13만건)도 밑돌았다. 전날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도 10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873만3000건)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적은 숫자를 기록했다.

경기 후행 지표라고 할 수 있는 노동시장이 주춤하는 모습 보이면서, 미국 경기도 둔화할 거란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다른 나라와 달리 미국은 오히려 연착륙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도 “실업문제가 다소 안정되고, 성장이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둔화하면서 연착륙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지금 그런 과정에 있다”고 했다.



미국 경제 쏠림 커질 듯



미국 경제로 쏠림이 가속화하면서 향후 글로벌 경제 불안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전날(1313.1원)보다 12.2원 떨어진 1325.3원으로 1320원대를 회복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로 자금이 쏠린 영향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6일(현지시간) 104.15를 기록하면서, 약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시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도 지난 4일(현지시간) 2020년 8월 이후 최고치인 온스당 2135달러로 올랐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지표가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보여, 최근 고용 지표 둔화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와 달리 미국 경제는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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