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이슈 취업과 일자리

"노동시장 유연화해야 여성고용 늘어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세계여성이사협회 특별포럼에 참석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한국은 여전히 선진국 중 성별 격차가 가장 심한 국가"라며 "근로시간·성별 격차를 다른 국가 수준으로 줄일 경우 1인당 소득이 18%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세계 경제와 여성의 권한 확대'를 주제로 열린 세계여성이사협회 특별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일하는 여성의 수는 남성보다 18% 더 적고 임금은 남성과 비교하면 31% 적게 받고 있다"며 "여성의 역량을 강화하면 소득이 높아지고 회사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한국의 초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스웨덴과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 사례를 언급하며 "남녀 육아휴직은 물론 아동보육이 저렴하게 보편화됐다"며 "이러한 것이야말로 여성들이 오래 일하는 데 중요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교육열이 강하기 때문에 총체적으로 인구 구성의 문제와 여성 역할 등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한국에서 성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해법을 언급하면서 골프와 박세리 선수를 화제로 삼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세계 100대 여성 골프선수 중 33명이 한국 여성"이라며 "한국의 여자골프에서 (여성의 참여를 늘리려는) 해결책을 찾기 위한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을 유연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핀란드와 스웨덴 같은 '탄력 근무제'가 더 확대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고용과 해고 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IMF 연구에 따르면 퇴직금을 30% 줄이면 여성 고용이 1% 늘어난다"고 말했다. 남성 육아휴직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를 통해 육아 부담을 분담하고 연공서열에 따른 차별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옥죄는 '유리천장'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들이 장차관 자리는 훨씬 더 많이 진출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고위 정치직 총리나 대통령이 되는 사례는 소수"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가로 여성을 보면 남성과 비교해봤을 때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해왔다"며 "금융 부문에서 여성 접근성이 남성에 비해 크게 떨어짐에도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불가리아 출신으로 2019년 IMF 총재가 됐다. 전임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에 이어 IMF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재다. 그는 "라가르드 전 총재가 유리천장을 먼저 깬 덕에 조금 더 다치지 않고 총재직을 맡았던 것 같다"면서 "여성들이 어떤 카테고리에서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는지 점검하고 고위직에 여성들이 진출할 수 있게 격려했다"고 말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서영경 금융통화위원은 "성별 격차 축소는 저출산 개선과 여성의 경제 참여를 확대해 잠재성장률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공개적으로 더 많은 여성이 고위직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국내 10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여성은 단 2.4%로 그중 창업자와 혈연관계가 없는 여성은 0.5%에 불과하다"며 "CEO이기 이전에 여성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를 벗어나려면 결국 여성 CEO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