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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이슈 만화와 웹툰

한국 웹툰에 뒤진 '만화' 왕국 일본, 부활의 날갯짓...디지털화와 그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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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한국 웹툰에 뒤진 일본 망가의 역습 시작"

대형 출판사, 망가 번역판 해외 동시 배급

미국·프랑스·멕시코, 망가 소비 급증

망가 매출 80% 일본서 발생...앱 수입보다 종이책·판권 주요 수입원

아시아투데이

일본 슈에이샤(集英社)의 주간지 '소년 점프' 연재 만화 '카구라바치' 표지./슈에이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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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한국의 웹툰 만화에 수십년 동안 구축해 온 전 세계 최고 자리를 넘겨준 일본의 '망가(漫畵·만화)'가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일본 대형 출판사들이 잇따라 한국에 뒤진 전 세계 동시 디지털 배급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연재 시작 직후부터 해외 플랫폼에서 주목받는 등 디지털 시대의 히트 법칙을 터득한 작품이 등장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17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이러한 움직임을 "일본 망가의 역습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슈에이샤(集英社)의 주간지 '소년 점프' 연재 액션 만화로 요술의 힘을 가진 세계에서 평범한 소년이 복수를 위해 적을 냉철하게 칼로 베어버리는 다크 히어로로 변신하는 내용을 그린 '카구라바치'의 검색 수는 한국·미국 등 9개국에서 연재 첫 주부터 급상승해 시리즈 누적 발행 부수 3100만부 이상의 히트작 '스파이 패밀리' 배급 첫 주 기록을 상회했다고 닛케이가 인터넷 검색 빈도를 지수화한 '구글 트렌드'를 분석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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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슈에이샤(集英社)의 주간지 '소년 점프' 연재 만화 '카구라바치' 표지./슈에이샤 엑스(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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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망가는 번역 출판에 시간이 걸렸고, 애니메이션화 등을 거쳐 몇년에 걸쳐 인지도를 높여왔다.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 일본의 대형 출판사 슈에이샤·고단샤(講談社)가 잇따라 번역판 동시 배포에 나서는 등 디지털 전략을 전환해 연재와 동시에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하는 작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인기 망가 작가들이 웹툰 작품을 발표하고, 잡지 연재에서도 큰 칸을 사용해 짧은 대사를 배치하면서 세로나 가로로 모두 읽을 수 있도록 고안한 작품들이 눈에 띄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도 해외에서 망가 애플리케이션(앱)이 확산되는 데 작용했다. 미국의 망가 앱 활성 사용자 수는 팬데믹 이전 대비 2배로 늘었고, 프랑스에서는 고속철 TGV 배급 등으로 무려 20배가 급증했다.

2023년 주요 망가 소비 10개국의 합계를 100으로 했을 때 2019년 대비 점유율 변화는 일본(31.6→43.1)·미국(8.96→18.14)·한국(22.31→12.80)·인도네시아(13.3→10.06)·태국(4.15→3.88)·프랑스(0.18→3.79)·멕시코(0.20→3.28)·필리핀(1.57→1.85)·인도(0.97→1.83)·베트남(0.65→1.24) 등이다. 한국·인도네시아 등에서의 점유율 하락도 눈에 띈다.

해외에서 망가 앱의 인기는 상승하고 있지만 해적판 대응·해외 유료 독자 확보 등 과제도 많다. 미국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망가 앱 상위 25권의 유료 매출의 80%는 일본에서 발생했다. 앱 수입보다 종이책이나 판권이 더 큰 수입원인 현실은 변하지 않은 것이다.

웹툰 대응도 과제다. 일본 도쿄(東京)의 MMD연구소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에서 망가를 6개월에 1회 이상 읽는 독자의 60% 이상이 1주일에 한번 이상 웹툰을 읽는다.

이는 웹툰·망가 앱의 다운로드 순위에서 한국이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는 현실에서도 나타난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최근 2년간 누적 앱 다운로드 순위는 한국 웹툰·중국 빌리빌리·홍콩 망가툰에 이어 슈에이샤의 '망가 플러스'가 4위를 차지하는데 다운로드 수는 웹툰의 5분의 1 수준이다. '망가 플러스'에 이어 만타·픽코마·라인망가 등 한국 앱의 다운로드 수가 많다.

올해 1~10월 웹툰·망가 앱 수익 순위도 픽코마·라인망가·웹툰·카카오페이지이 1~4위를 차지했고, 쇼에이샤의 '소년 점프 플러스'가 5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일본에는 작가·편집자·출판업계 등 망가 문화를 키워온 토양이 있다"며 "제작자와 판매자가 하나가 돼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면 디지털에서도 망가 대국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날이 머지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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