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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우울·불안 시달리는 난임·암·치매 환자, 맞춤형 멘털 케어로 꾸준히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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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탐방 일산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중앙일보

일산차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와 유방암센터, 분만센터, 난임센터 등 여러 진료과 의료진이 협력해 생애주기별 정신 건강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인성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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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는 현대인이 늘면서 정신 건강 관리에 대한 중요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소아·청소년기부터 청년기, 중장년기, 노년기까지 인생의 각 단계를 거치며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맞춤형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한 시기다.

일산차병원이 이런 사회 흐름에 발맞춰 난임 부부, 암 환자, 치매 노인 등 환자 특성을 고려한 정신 건강 맞춤 의료서비스에 나선다. 최근 일산차병원은 3층에 330㎡ 규모로 정신건강의학과를 확장 이전하고 진료실 3개, 치료·검사·평가실 5개를 마련했다. 종합적인 검사가 가능한 고기능 장비와 최신의 약물·비약물 치료 기술을 두루 갖췄다.

공간 디자인도 환자 중심으로 탈바꿈했다. 환자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대기 공간 곳곳에 공기 정화 효과가 있는 식물로 이뤄진 화단을 설치하고 자연 채광이 풍부하게 들 수 있도록 조성했다. 일산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민경 교수는 “환자의 정신 건강이 신체 건강 회복에 도움된다는 사실은 수많은 임상 사례에서 봐 왔다”며 “이번 확장 개편으로 모든 진료과가 정신건강의학과와 유기적으로 연계해 치료를 지원하고 나아가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환자 특성 따라 약물·비약물 치료 활용



무엇보다 모든 진료과가 정신건강의학과와 원활하게 협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암 환자·경험자는 부인종양센터, 유방암센터, 갑상선암센터, 암통합진료센터와 연계해 원스톱으로 진단·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일산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슬아 교수는 “암 환자에 대한 편견 탓에 마음의 상처를 입거나 암 치료 목적으로 약을 먹으면서 호르몬 변화가 심해져 불안감을 호소하는 환자가 꽤 있다”며 “정신건강의학과와 협진해 정신 건강을 꾸준히 관리함으로써 심리뿐 아니라 본래의 암 치료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난임 혹은 분만 전후 찾아오는 심리적인 문제는 난임센터, 분만센터, 산후조리원과 연계해 단계별로 관리한다. 임신을 준비하거나 유지 중인 여성에겐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해 검사와 치료 적용이 제한적인 편이다. 일산차병원은 최신 장비인 정량뇌파검사(QEEG), 경두개자기자극술(TMS), 경두개직류자극술(tDCS) 등을 도입해 비약물적인 검사와 전문 치료를 제공한다.

난임 치료 과정에서 우울·불안·공황 증상이 생긴 여성 환자 사례가 대표적이다. 난임을 극복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다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난임 치료 자체를 중단한 경우다. 협진 의뢰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기 시작해 정밀 검사와 마인드풀니스와 같은 비약물 치료를 꾸준히 진행한 결과, 시험관아기 시술에 성공했다. 쌍둥이를 출산한 후에도 진료와 검진을 받으면서 분만 후 올 수 있는 우울증 위험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소아부터 노인까지 생애주기별 관리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노년층 정신 건강 관리가 화두다. 주요 질환인 치매와 노인성 우울증의 경우 정신건강의학과와 신경과가 함께 관리한다. 정 교수는 “노인층에서 호발하는 뇌 질환을 신경과와 연계하고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비침습적 뇌 자기 자극 치료를 병행함으로써 보다 향상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직장인을 위한 스트레스 관리 역량도 강화한다. 일산차병원 건진센터는 검진 초기 문진에서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수검자를 선별해 치료·관리에 나선다. 위험도를 일찍 감지해 적절한 조치로 증상 완화를 돕는다. 소아·청소년들의 정신 건강 역시 돌본다. 요즘 우울증이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자폐스펙트럼장애와 같은 자녀의 정신 건강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가 많지만, 선뜻 진료실을 찾기 꺼리거나 오랜 진료 대기에 낙담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따라 일산차병원은 내년 상반기 소아 정신 건강 전문의를 초빙하고 소아청소년과를 추가로 확장해 보다 전문적인 의료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 교수는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적 개입이 가능하도록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소아·청소년 환자를 위한 맞춤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정신 건강은 정확한 진단과 개인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적용하는 것이 중요한 분야다. 일산차병원은 환자의 조기 치료를 돕고 정신 건강 회복에 기여해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를 체계화했다. 김 교수는 “시설·장비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소아부터 노인까지 전 생애에 걸친 토털 멘털 케어가 가능해졌다”며 “개별화된 전문 치료 계획을 수립해 적용하고 궁극적으론 질환 예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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