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증시 설문]②기업 실적개선, 경기 부양책 등 긍정요인 꼽혀…부동산 부실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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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전문가들이 올해 증시에서 가장 기대할 요소로 꼽은 건 단연 금리였다.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 증시도 다시 랠리를 펼칠 것이란 기대감이다. 올해 증시에서 가장 주목할 업종으로 전문가 10명 중 8명이 반도체를 꼽았다. 금리 인상에 피해가 가장 컸던 제약·바이오나 인터넷·게임 업종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머니투데이가 증시 전문가 22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5.8%인 148명(이하 복수응답)이 '올해 증시에서 기대할 만한 요소'로 금리 인하를 선택했다. 증시 전문가 10명 중 7명은 금리 하락을 주가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파악한 것이다.
기대감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 금리는 현재와 같은 5.25~5.5%로 결정됐다. 시장이 주목한 건 이날 공개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나타낸 표)였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금리 중간값을 4.6%로 전망했다. 현재 금리에서 0.25%포인트씩 3번 인하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FOMC 이후 4.2%대 였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순식간에 3.9%대로 뚝 떨어졌고 글로벌 증시는 상승 랠리를 펼쳤다. 시장은 연준이 올해 3번이 아니라 그 이상도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본다. 시장 참여자들의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준은 오는 3월 금리 인하를 시작해 연말에는 3.75~4%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0.25%씩 총 6번까지도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에서 금리 인하 시점을 논의한 것은 카드 소비액 급감 등 경기 둔화의 신호들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경기 둔화에 대한 연준의 우려는 합리적이며 미국 금리의 안정화 흐름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올해 증시에서 기대할 요소로 두번째로 많은 91명(40.4%)의 응답자가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 등 정치 이벤트를 꼽았다. 정책이 증시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본 것이다. 국내에서는 금융투자소득세 완화 여부나 공매도 관련 정책 등이 증시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미국 대선에서는 어떤 정당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현재 미국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 친환경 정책의 지속 여부나 전통적 에너지 기업들의 수혜 여부 등이 결정될 수 있다.
이밖에 △기업 실적 개선(57명) △정부의 경기 부양책(52명) △경기 연착륙(48명) △금융투자소득세 폐지(38명) △환율 안정(27명) 등이 올해 증시의 기대 요소로 꼽혔다.
반면 올해 증시에서 가장 큰 위험요소로는 부동산 문제를 지적한 응답자가 116명(51.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계 부채 문제가 109명(48.4%), 글로벌 경기 둔화는 95명(42.2%)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4조3000억원으로 2022년말 대비 4조원 증가했고 같은 기간 연체율은 1.19%에서 2.42%로 높아졌다. 금융당국은 현재 부동산 PF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보지만 시장은 여전히 건설사 연쇄 도산 등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할 우려도 상당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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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시를 주도할 유망 업종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7.3%인 174명이 반도체·IT를 꼽았다. 지난해 고금리로 인한 반도체 업황 둔화로 큰 폭의 감익을 겪은 만큼 올해는 실적 개선에 의한 주가 반등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AI(인공지능) 열풍으로 인한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증가나 데이터센터 서버 확충 수요 역시 기대 요인이다.
두번째로 많은 87명(38.7%)은 제약·바이오를 기대 업종으로 선택했다. 인터넷·게임·미디어·엔터(66명)는 금리 인하의 피해가 컸던 만큼 올해 금리 인하의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자동차·부품(47명)도 기대 업종으로 꼽혔다.
반면 올해 비중을 축소해야 할 것으로 본 업종으로는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업이 77명(34.2%)으로 가장 많았다.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 예대마진 축소 등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어 △정유·화학(55명) △음식료·유통(51명) △자동차·부품(44명) △기계·철강(40명) △통신·부품(36명) △조선·해운·항공(36명) 순으로 비중 축소 의견이 나왔다.
올해 증시에 가장 영향을 미칠 인물을 묻는 질문(주관식 복수응답)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라는 응답자가 103명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 금리 방향성과 수준을 결정하는 주요 인물인만큼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할 것으로 봤다.
두번째로 많은 52명의 응답자는 윤석열 대통령을 꼽았다. 증시에 영향을 미칠 주요 정책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유력 후보로 꼽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30명이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선택한 응답자는 25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선택한 응답자는 20명이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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