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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병원 여기저기서 '콜록콜록'…독감·코로나 등 동시 유행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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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시간 2시간은 잡아야…내원 환자 대부분 독감"

연합뉴스

독감 유행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환자가 좀 밀려 있네요."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한 이비인후과.

이 병원은 2일 오전 9시 진료 개시와 동시에 밀려든 환자로 북새통을 이뤘다.

성인은 기관지를 긁으며 나오는 기침에 고통스러워했고, 아이들은 부모 품에 안겨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일부 환자는 앉을 의자가 부족해 한동안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병원 문턱을 넘은 환자는 원내에 가득한 대기자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진료·접수 현황을 보여주는 모니터에는 대기 환자 4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른 아침보다는 그나마 줄어든 수였다.

이 병원 한 간호사는 "오전부터 많은 환자가 병원을 찾고 있다"며 "평일이니 이 정도지 주말은 훨씬 많다"고 혀를 내둘렀다.

아이 둘을 데리고 병원을 찾은 김모(39·여)씨는 "첫째 아이가 아무래도 독감인 것 같아서 병원에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다"며 "여기 오래 있으면 없는 병도 걸릴 것 같다"고 마스크를 고쳐 썼다.

의사들도 오전 내내 환자를 보느라 잠시도 자리를 비우지 못했다.

이 병원의 한 의사는 "내원한 손님 대부분이 독감 환자"라며 "감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호흡기 질환자가 늘어나는 시기"라고 말했다.

다른 병원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효자동의 또 다른 이비인후과는 점심시간이 1시간 넘게 남았는데도 일찌감치 오전 진료 접수를 마감했다.

오전에 소화할 수 있는 환자만 받고 나머지는 오후 진료로 넘기고 있었다.

이 병원의 관계자는 "오후에 볼 환자만 이미 60명"이라며 "(내원하려면) 넉넉잡아 2시간은 대기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병원에 대기 중인 환자들
[촬영: 임채두 기자]


겨울철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면서 이처럼 병원에 비상이 걸렸다.

전북도의 '주요 호흡기 감염병 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17∼23일 인플루엔자(독감) 신고 건수는 207건,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천분율(외래환자 1천 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은 35.4명이다.

지난달 10∼16일 313건에 40.5명에서 다소 줄기는 했지만, 유행 기준(6.5명)의 5배가 넘는다.

코로나19 역시 지난달 내내 1주일당 100건대 후반에서 200건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영유아 환자가 많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3∼9일 12명에 불과했던 RSV 환자는 17∼23일 32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전북도는 올바른 손 씻기, 실내 환기, 발열 및 호흡기 증상 시 의료기관 내방, 신생아 및 영유아 접촉 전 위생 철저 등 감염병 예방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여러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는 지금 우리의 가족, 이웃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개인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며 "특히 산후조리원, 보육시설 근무자는 감염병 예방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달라"고 말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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