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진, 우주비행사용 샐러드 개발
우주선 안에서 수확한 콩과 보리 등 활용
물 사용량 최소화하며 영양 공급 가능
호주 애들레이드대 연구진이 만든 우주비행사용 샐러드. 콩과 보리 등이 함유돼 있다. 미국화학회 제공 |
장기간 우주 비행에 나설 우주비행사들을 위해 신선하고 영양소도 잘 갖춰진 요리가 개발됐다. 주인공은 바로 ‘샐러드’다.
우주선 내 소규모 농장에서 적은 물로도 기를 수 있는 작물을 골라 만들었다. 바짝 말리는 방법 등으로 가공한 식품이 아니라, 푸릇푸릇한 생기가 살아 있는 식품을 먹으며 화성으로 여행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호주 애들레이드대 연구진은 미국화학회(ACA) 홈페이지를 통해 미래 우주비행사들이 주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샐러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푸드 사이언스 앤드 테크놀로지’ 최신호에 실렸다.
샐러드 개발의 기준은 성인 남성 우주비행사에게 필요한 영양 섭취량이었다. 지구에서 성인 남성은 대략 하루 2500㎉를 섭취해야 하는데, 우주에서는 이보다 많은 3000㎉ 내외가 필요하다. 근육 유지를 위한 운동 등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연구진이 내놓은 샐러드는 신선한 식물로 구성됐다. 콩과 보리, 케일, 땅콩, 고구마, 해바라기 씨앗 등이 들어갔다.
연구진이 우주비행사의 식사로 샐러드를 권장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수개월 이상 우주를 날아가야 하는 장기간 여행이 현실화했을 때, 현 기술에서는 우주비행사들이 저장식품을 먹는 일이 불가피하다. 진공 포장하거나 말리는 방법 등으로 가공한 음식들이다. 신선한 식감을 느끼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신선하면서 영양까지 챙길 수 있는 음식을 고민했고, 그 결론이 특정 작물이 들어간 샐러드였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36가지 영양소를 공급할 102가지 작물을 놓고 샐러드 구성을 고민했다”며 “이번에 고안한 샐러드로도 일부 미량 영양소는 적정량을 모두 공급할 수는 없지만 이는 영양제 섭취를 통해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왜 ‘풀’만 든 샐러드를 고안했을까. 사실 연구진은 우주비행사에게 최대한 균형 잡힌 영양을 공급할 10개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그 가운데 4개는 식물만 들어가는 ‘채식’이었고, 나머지 6개는 식물과 고기가 함께 들어가는 ‘잡식’이었다.
연구진은 우주선 내에서 물을 적게 사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골라내기 위해 애썼다. 물은 인간이 생존하기 위한 필수 자원인 만큼 최대한 아껴 써야 하기 때문이다.
또 우주선이라는 작은 공간을 식량 생산지로 사용하면서도 최대한 균형 잡히고 많은 영양소를 얻을 수 있는지를 따졌다. 결국 잡식보다는 채식이 낫다는 판단이 나왔고, 이번 샐러드가 고안된 것이다.
연구진은 샐러드 맛을 확인할 평가단을 운영했는데, 일단 호의적인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일부 평가위원은 “매일 먹어도 좋다”고 했다. 연구진은 이번 샐러드를 우주비행사들이 주식처럼 자주 먹는 것을 감안해 개발했기 때문에 이는 긍정적인 신호다.
향후 연구진은 여성 우주비행사들을 위한 요리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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