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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게임정책과 업계 현황

'하루 4시간 이상' 인터넷게임하면 중독···뇌 기능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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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의심환자 26명 분석

인지·감정처리 기능 저하 확인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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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게임 이용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할 정도로 중독되면 뇌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정석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인터넷게임 중독 의심 증상으로 치료 받았던 18~39세 환자 26명을 대상으로 실제 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하루 4시간 이상, 일주일에 30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경우를 인터넷게임 중독의 기준으로 삼고 하루 2시간 미만으로 게임 이용 시간 조절이 가능한 정상 대조군 25명과 비교했다. 인터넷 게임이 이들의 뇌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대상자들이 깨어 있지만 특정 생각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상태(휴지기)에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하고 이어폰을 통해 들리는 소리 자극에 따라 버튼을 눌러 응답하는 방식의 뇌파검사(EEG)를 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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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결과 인터넷게임 중독군은 대조군과 달리 기능적 MRI 검사에서 전두엽과 두정엽 부위의 뇌 활성도가 증가했고 청각 자극에 대한 뇌파 신호 진폭이 감소했다. 또 두 검사 모두에서 우측 하측두회와 우측 안와회, 일부 후두부가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한 반면 좌측 해마와 우측 편도체는 둔감하게 반응했다. 게임 중독자들은 특정 부위가 양의 상관관계로 과민하게 반응한 반면 일부는 음의 상관관계로 둔감하게 반응하는 등 정보처리가 불균형하게 이뤄졌다는 의미다.

가장 많은 부위에서 상호작용이 확인된 후두엽은 시각 중추가 있어 눈으로 본 물체의 모양이나 위치, 운동 상태를 분석한다. 측두엽에 위치한 우측 하측두회는 의미 기억과 언어·시각·지각의 특정 양상 및 감각 기능을 조절하는 부위다. 전두엽 아래 눈 뒤에 위치한 안와회는 ‘안와전두피질 외측’의 일부로 처벌과 관련된 상황에서 활성화되어 상황에 맞는 사회적 행동을 하도록 돕는다. 이들 부위의 과도한 활성화로 비효율성을 야기하면 결과적으로 뇌기능 저하와 동일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9년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인정하고 정식 코드를 부여했다. 국내에서도 2025년까지 정식 질병 코드 도입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 교수는 “게임에 중독되면 실제 뇌 인지기능과 감정처리 능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게임에 과도하게 빠져들지 말고 건강한 취미 생활로 게임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행위중독저널(Journal of Behavioral Addictions) 최근호에 실렸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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