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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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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프리즘]이재명 피습에도 변하지 않는 ‘野 총선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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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이데일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불의의 피습을 당했다. 서울대 병원으로 이송된 이 대표는 향후 얼마나 오랫동안 입원해 있어야 할지, 언제쯤 당 대표로서 총선 국면을 이끌어 나갈지 등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의 상태로 접어들었다. 유권자들이 가장 궁금한 대목은 이 대표의 피습으로 총선 국면이 달라질지 여부다. 과연 이 대표 피습으로 총선 판도가 달라질까.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지난 해 12월 28~29일 실시한 조사(전국1017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4.6%)에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나’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24%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22%는 이 대표를 꼽았다. 갤럽 조사에서 한 위원장이 이 대표보다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위원장은 6일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지금 이 나라에 꼭 필요한 화합과 공감의 경험을 김대중 대통령께서 모든 국민들과 함께 해내셨다”며 “국민의힘과 저는 바로 그 마음으로 호남에서도 영남에서도 지금보다 훨씬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즉 현 시점에서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대변하고 있는 인물은 윤석열 대통령이라기보다 한 위원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어도 총선까지는 그렇다. 이 대표가 피습을 당했지만 ‘한동훈-이재명’이라는 총선 프레임은 바뀌지 않는다.

‘비명계와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 여부가 관심이다. 일각에서 이 대표의 충격적인 피습으로 이 전 대표가 당을 떠날 명분을 잃었고 ‘원칙과 상식’ 4명의 의원 김종민, 이원욱, 윤영찬, 조응천이 당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원칙과 상식을 비롯한 비명계와 이 전 대표는 시종일관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해 통합 비대위 구성을 요구하고 비례 투표제를 준연동형으로 전환하며 위성정당 금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해왔지만 이 대표는 전혀 받아들일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이는 이재명 체제에 대한 강력한 리스크다. 같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재명 대표 체제로 민주당이 국회의원 선거에서 제 1당이 될 수 있다고 보는지’ 여부를 물어보았는데 이재명 대표 체제로 총선에서 1당이 될 수 있다는 응답이 41%, 제 1당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이 45%로 나타났다. 특히 오는 총선에서 중요한 유권자층인 무당층에서 1당이 될 수 없다는 답변이 42%로 될 수 있다는 의견보다 4%포인트 더 높게 나왔다.

이 대표의 피습에도 불구하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존재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피습으로 한 비대위원장의 행보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총선 영향력과 파괴력은 줄지 안을 것 같다. 한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86세대 청산’을 강조하고 있는데 국민 공감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한국갤럽의 같은 조사에서 ‘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이 권력 특권층이 되어 청산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얼마나 공감하는지 물어보았는데 공감한다는 의견이 52%로 절반을 넘었고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8%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40대 이상은 모두 ‘86세대 운동권 청산론’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로 나왔고 4월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수도권 지역에서 모두 86청산에 공감 비율이 더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중도층에서도 86운동권 청산 여론이 더 높게 나왔다.

이재명 대표 피습과 같은 물리적 테러는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후진적 범죄 행위다. 동시에 이 대표 피습으로 4월 총선에 미치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유권자들의 정보 습득 속도와 이를 소비하는 과정이 매우 빠른 상황에서 근본적인 판세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필귀정(事必歸正). 정치의 큰 흐름은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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