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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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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신당들, ‘인수합병’ 주도권 선점 기싸움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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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텐트·보수신당 선택지 2개인 이준석은 ‘느긋’

경향신문

이원욱, 조응천, 김종민 ‘원칙과상식’ 의원, 정태근, 박원석 전 의원(왼쪽부터)이 12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가칭 ‘미래대연합’ 창당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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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신당들이 속속 닻을 올리면서 몸집 불리기 및 기싸움 국면에 돌입했다. 야권에선 ‘원칙과 상식’이 주도하는 ‘미래대연합’(가칭)과 ‘이낙연 신당’ 사이 헤게모니 싸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이 ‘밀당’ 움직임도 보인다. 제3지대에는 5개의 신당이 창당됐거나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 각 진영 내에서 인수합병을 거친 뒤, 최종적으로 여권의 개혁신당(가칭)과 야권 3지대가 통합을 시도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12일 ‘원칙과 상식’이 주도하는 ‘미래대연합’이 가칭 당명을 발표하고 신당 창당 계획을 내놨다. 같은 날 이낙연 전 대표도 ‘새로운미래’라는 가칭 당명을 내놓고 정식 당명 공모에 들어갔다. 이준석 전 대표가 주도하는 ‘개혁신당’은 창당 준비위원회 단계다.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 선택’, 양향자 의원이 ‘한국의 희망’은 이미 창당을 완료한 상태다. 총 5개의 신당이 제3지대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셈이다.

제3지대 신당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주도권 싸움도 시작됐다. 총선 이후에도 존립가능하기 위해서 신당들은 결국에는 1개 혹은 2개로 뭉칠 수밖에 없다. 어느 신당이 간판을 유지하면서 인수합병을 이뤄가느냐가 중요한 셈이다.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는 각각 14일과 16일에 창당 발기인대회를 하고 최종적으로 2월 초 공동 창당을 추진하겠단 입장이다. 이 전 대표는 14일 미래대연합의 발기인대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미 입장차도 나타나고 있어, 실제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미래대연합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는) 각각 창당준비위원회를 띄우고 (2월 초) 공동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둘이) 약간 성격이 다르다. NY(이낙연 전 대표) 쪽은 NY 브랜드로 조직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는 그보다는 빅텐트, 3지대 대통합이 중요하고, 그 대상 중에 하나가 NY”라고 말했다. 이어 “NY 브랜드를 내세워서는 빅텐트를 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미래대연합의 이원욱 의원은 이날 창당 계획을 국회에서 발표한 뒤 기자들에게 이낙연 전 대표와의 연대에 대해서 “비전과 가치의 문제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며 “(이 전 대표와) 창당준비위원회 단계부터 함께하기에는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는 과정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의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이날 통화에서 “2월 초 공동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로 그렇게 하는 게 바람일 것”이라면서도 “최종 창당할 때 (공동으로) 하게 되나 안 되나는 그분들(미래대연합) 사정을 또 봐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가칭 당명을 발표하고, 공식 당명 국민 공모 절차도 시작했다. 자체 창당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기싸움의 장면으로도 해석된다.

이준석 전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사이 기싸움 양상도 감지된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준석 전 대표에게 우호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준석 전 대표와의 연대에 대해서 “세대통합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엄숙주의 걷어내야 한다’는 취지로 이준석 전 대표가 지적했다는 질문에는 “좋은 충고”라며 “저도 걷어내고 싶다”고 화답했다.

반면에 이준석 전 대표는 야권 계열 신당과의 연대에 신중론을 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원칙과 상식과의 연대에 대해 “아마 원칙과 상식의 세 분의 현역 의원들이 현역 의원이시기 때문에 그 중심 역할을 하시고 싶은 것”이라며 “다른 세력들의 차이점을 무시하고 구심력으로 묶을 정도의 중력이 되느냐. 그러니까 그 질량이 되느냐는 우선 앞으로 살펴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제3지대 빅텐트론에 대해서도 “이견이 다수 노정되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무턱대고 ‘합치자’ 아니면 ‘연대하자’ 이런 이야기는 당장 저희 당내의 구성원들도 그렇게 끌려하지 않는다”며 “대중도 그만큼의 지지율로 화답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 최대의 공약수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온도차는 선택지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야권 신당들은 최종적으로는 빅텐트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텐트의 크기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반면에 이준석 전 대표는 아직까지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모습이다. 빅텐트와 함께 보수신당도 선택지로 두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선택지가 많은 이준석 전 대표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셈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기자에게 “제3신당들이 현역 의원의 숫자, 여론조사 지지율, 모집한 당원 숫자 등을 기준으로 주도권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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