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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는 '무혐의', "만져보세요" 박스녀는 검찰 송치…'공연음란' 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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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2023년 10월20일 밤 10시 무렵 홍대에 박스만 걸친채 나타나 인플루언서 아인이 지나가는 사람에게 박스안에 손을 넣어 볼 것을 권하고 있다. (SNS 갈무리)./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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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가에서 나체로 박스만 걸친 채 자신의 신체 부위를 만지도록 한 여성이 공연음란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앞서 가수 화사(28)가 같은 혐의로 고발당했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례가 있어 공연음란 혐의를 가르는 기준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공연음란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마포구 홍대 거리에서 구멍이 뚫린 박스를 걸치고 다니면서 행인들에게 자신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달 13일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에서 같은 행위를 벌인 혐의도 있다. A씨는 성인영화 배우 겸 모델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법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 음란한 행위를 하고 그 모습을 사람들이 보게 돼 성적 불쾌감·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면 공연음란죄가 성립될 수 있다. 이 죄를 범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앞서 그룹 '마마무' 소속 가수 화사는 지난해 5월 대학 축제 공연 중 외설적인 퍼포먼스를 했다는 이유로 공연음란 혐의로 고발당했으나 무혐의로 종결됐다. 같은 죄목을 놓고 경찰이 상반된 평가를 내린 것인데 법조계에서는 직접적인 표현이 있었는지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두 가지를 놓고 다른 판단이 나왔다고 본다.

박억수 법무법인 B&H 대표변호사는 "A씨는 자신의 신체 부위를 보여준 것이라 화사의 경우보다는 그 행위가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이라 다른 결론이 나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음란한 행위란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수치심을 해해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을 말한다"며 "단순히 박스만을 걸치고 길거리를 활보한 것에서 나아가 행인들에게 박스 안으로 손을 넣어 신체를 만져 보라고 했기 때문에 해당 행위로 공연음란죄의 처벌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중예술 또는 행위예술이라는 목적에도 부합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곽 변호사는 "화사의 경우 나체를 보이거나 신체 주요 부위를 노출하지 않았다"며 "그 공연의 전체적 방향성이나 춤의 묘사 정도 등을 볼 때 노래나 본인의 사상에 대한 메시지 전달을 위한 행위예술로서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김무훈 법무법인 테헤란 변호사는 "화사가 공연에서 보여준 일부 선정적 퍼포먼스에 '음란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공연 퍼포먼스가 오직 '음란한 표현'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며 "공연이라는 특성상 예술적 표현을 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일부행위었다는 점이 참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공연음란죄 적용 기준이 주관적인 감정인 '성적 수치심'이다 보니 잣대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민영 법무법인 호암 변호사는 "불분명한 구성요건에 기대 그때그때 다른 결론이 나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김온유 기자 on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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