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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시카고 서버브 버논힐 익사 10대 소녀 사고 현장을 다녀오다[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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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연못, 주변 꽃·인형 등 추모물···안타까운 죽음

뉴스1

지난달 10대 소녀가 익사한 시카고 서버브 버논힐 연못에 다녀왔다. 영하 7도 추운 날씨, 연못은 꽁꽁 얼어있었고, 찬바람 가득한 가운데 사람들 그를 추모하기 위해 놓아둔 인형, 꽃 등이 나무 밑 눈에 파묻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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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뉴스1) 박영주 통신원 = 지난달 10대 소녀가 익사한 시카고 서버브 버논힐의 연못에 다녀온 건 사건이 일어나고 거의 한 달 10일 지난 뒤였다. 현장을 찾은 14일(현지시간) 시카고에 오랜만 아주 독한 눈폭풍이 내렸고 기온은 화씨 20도(섭씨 영하 7도)까지 떨어졌다. 가봐야지, 하면서 못 갔던 집에서, 직장에서 아주 가까운 곳.

17세 브리사 로메로가 실종된 것은 지난달 3일이었다. 버논힐 볼레로 볼링장에서 열리는 명절 파티에 가던 중 연락이 두절됐다. 먼저 발견된 것은 그녀가 몰던 닛산 로그였다. 사건이 일어나고 일주일 뒤 약속 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 버논힐 밀워키길 인근 레이크 파크웨이(Lakeview Parkway)와 익젝큐티브 웨이(Executive Way) 근처 연못이었다.

그리고 이틀 뒤인 같은 달 13일 그녀가 같은 장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금부터 꼭 한 달 전이다.

경찰은 로메로가 연못 인근 T자형 교차로에서 운전 실수로 직진해 차량이 연못으로 돌진한 것으로 추정했다. "다른 범죄 증거는 없다"고 경찰은 확인했다. 그리고 레이크 카운티 검시관실은 지난 10일 그의 죽음이 익사라고 최종 결론을 발표했다.

검시관실 업데이트에 따르면 로메로의 사망 원인은 에탄올 중독으로 인한 익사로 판명됐다. 보고서에는 환각성분 THC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혈중 알코올 농도는 법적 한도의 두 배인 0.160이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볼일을 마치고 사건 현장에 들렀다. 근처 인디고 호텔에 차를 주차하고 도로를 가로질러 찬 바람을 뚫고 현장에 접근했다. 연못이라고 하기엔 제법 큰 규모였다. 연못 가장 깊은 곳 깊이는 약 20피트로 전해졌다. 경찰이 물에 잠긴 차량을 발견한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경찰 발표대로 T자형 도로였으며, 파크웨이와 익젝큐티브 웨이 이정표가 허공에 달려있었다. 아마도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우회전 했어야 할 것을 그대로 직진하면서 참혹한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못 근처 나무 밑에는 로메로를 추모하는 사람들이 십자가와 꽃, 인형 등을 가져다 뒀다. 시카고에 내린 눈이 이들 추모물을 반쯤 덮고 있었다. 연못은 얼어있었다. 빙판 위로 차가운 바람이 이쪽에서 불어 저쪽으로 날카롭게 이동했다.

안타까운 죽음만 현장에 남았다.

지난달 로메로의 가족은 기적과 힘을 상징하는 성모 과달루페 신전에서 기도를 드렸다고 폭스시카고가 전했다.

로메로의 여동생 둘스 로메로는 "지금이 성모 마리아의 날이기 때문에 우리는 언니가 적어도 육신으로는 무사하고 안전하며 편히 쉬고 있기를 간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봄 배링턴 고등학교를 졸업한 로메로는 하퍼 컬리지에 재학 중이었다. 초음파 검사 간호사를 목표로 공부했으며, 학비를 벌기 위해 두 가지 일을 병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yjpark@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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