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인터넷은행과 경쟁 불붙어
‘원스톱 서비스’ 소비자 혜택 긍정 효과
KB·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각 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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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대 금리를 앞세운 인터넷전문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대환) 서비스로 인기몰이하자 시중은행도 연 3%대 중반 금리의 대환 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은행권은 고정(혼합형) 금리 대출의 지표가 되는 금융채 5년 금리보다도 낮은 금리의 상품을 내놓았다.
16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이날 주택담보대출 대환 상품 중 고정금리는 연 3.62~3.65%다.
일반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고정금리는 금융채 5년물 금리에 은행 이윤에 해당하는 가산금리를 더해 정한다. 그러나 전날 금융채 5년물 금리는 3.774%로, 대출 상품 금리가 오히려 더 낮다. 은행이 역마진을 감수하고 원가보다 낮은 가격(금리)에 대출 상품을 판매 중인 셈이다.
그뿐만 아니라 일부 은행은 대환 상품의 금리를 신규 주택담보대출 상품보다 더 낮게 책정했다. A은행에서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최저 금리는 이날 3.77%지만, 갈아타기 상품 금리는 3.62%다.
은행이 대환 대출 금리를 낮게 정한 것은 온라인·비대면 대환 서비스에선 은행 간 금리를 비교하기 쉽고, 이에 따라 은행 간 경쟁이 더 치열하기 때문이다.
B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가 플랫폼에서 대출을 갈아탈 때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 상품의 금리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됐다”며 “금리경쟁력이 떨어지면 소비자를 인터넷은행에 빼앗기게 되므로 시중은행도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대환 상품의 금리는 이날 연 3.419~3.748%로, 최저금리가 시중은행 상품보다 낮다.
또 현재는 고정금리 대환 상품에서 역마진이 발생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손실이 아니라는 게 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금융채 5년물 금리는 더 내려간다. 지금 고정금리로 판매한 상품에서 이익이 나는 때가 온다는 뜻이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 대환 상품에서 당장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대출 상품에서 벌어들이는 이자 이익으로 상쇄하는 게 가능하다.
시중은행은 인터넷은행만이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도 의식하고 있다. C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간의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며 “온라인 대환 대출은 비대면이라 운영비 등이 절감되는 측면이 있는 만큼, 낮은 금리를 제시해 경쟁력을 확보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경쟁은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가고 있다. 전날 금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대출 갈아타기를 완료한 16명의 대출금리는 평균 1.5%포인트 내렸고 1인당 연간 337만원의 이자가 절감됐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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