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가 찌릿하면서 시리면 불쾌감이 확 몰려온다. 찬물을 마시거나 양치질하기도 겁난다. 시린 이는 민감성 치아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치과 환자의 절반이 증상을 경험할 정도 흔하다. 하지만 시린 이에 대한 정확한 예방·관리법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증상을 방치해 병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 시린 이는 초기에 작은 관심만 기울여도 충분히 증상을 개선해 치아·잇몸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시린 이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짚어본다.
O 충치 없어도 이가 시릴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 치아는 가장 바깥쪽에 있는 법랑질과 부드러운 상아질, 치수(신경)로 구성돼 있다. 단단한 법랑질이 상아질과 치수를 감싸 보호하는 구조를 이룬다. 그런데 법랑질이 손상되면 그때부터 문제가 생겨난다. 신경과 맞닿은 상아질이 노출돼 외부 자극에 민감해지는 것이다. 결국 자극은 치아 내부로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가 시린 이유다. 법랑질은 다양한 이유로 깨지거나 파일 수 있다. 충치(치아우식증) 등 세균으로 인한 화학적 손상이 시린 이의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다 그런 건 아니다. 오히려 잘못된 생활 습관에 따른 물리적 손상이 시린 이를 유발하는 원인일 때도 있다.
O 잘못된 양치 습관이 원인이다
시린 이 예방을 위해서는 법랑질을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다. 치아 표면은 잇몸 아래(백악질)가 위(법랑질)보다 무른 성질을 갖고 있다. 평소 칫솔질 방법이 올바르지 않다면 시린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할 위험이 커진다. 칫솔질할 때 강한 힘을 주면서 치아를 좌우로 문지르듯 닦는 건 잘못된 예다. 이러한 방법은 법랑질을 마모해 시린 증상을 더 부추긴다. 양치할 때는 치아 표면에 칫솔모를 댄 다음 손목을 사용해 조금씩 위아래로 쓸어내리듯 닦는다. 칫솔도 중요하다. 칫솔은 모가 뻣뻣한 것보다 부드러운 미세모를 선택하는 게 좋다. 끝이 둥그런 미세모로 칫솔질하면 치아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X 스케일링 후 생긴 부작용이다
대표적인 오해다. 간혹 스케일링을 받은 후 시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치료에 따른 부작용이 아니다. 스케일링을 통해 치석이 제거되면 치경부가 노출돼 외부 자극에 더욱 민감해진다. 치료 후 시린 증상은 통상 1~2주 내 서서히 사라진다. 치석을 제때 제거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시린 이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스케일링은 1년 1~2회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치주 질환이 있다면 정확한 진단을 거쳐 치주 스케일링을 받은 후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O 찬 음식을 먹으면 시린 증상이 심해진다
치아의 가장 겉 부분인 법랑질이 손상되면 치아 신경과 연결된 상아질이 노출된다. 이럴 경우 외부 자극에 민감해져 치아 시림을 유발할 수 있다. 차가운 음식을 먹을 때 유독 그렇다. 노출된 상아질을 통해 찬 자극이 전달되고, 결국 신경을 자극해 시린 증상을 호소하는 것이다.
X 저절로 놔두면 대부분 증상이 사라진다
시린 이는 칫솔질 등 자극을 줄이면 자연히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조금만 참으면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민감성 치아를 방치하면 구강 상태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칫솔질할 때도 이가 시린 부위를 피해서 하게 돼 치아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음식을 먹을 땐 불편감이 크게 느껴져 삶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 민감성 치아는 방치하면 더 문제가 커진다. 민감성 치아의 원인이 충치나 마모 등으로 인한 치아 손상과 치은염, 치주염 등 치주 질환에 의한 통증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이 경우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순서다.
X 기능성 치약을 한 번만 사용해도 된다
민감성 치아 전용 치약을 사용하면 시린 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치아 표면을 코팅하듯 감싸 신경 자극을 줄여주는 식이다. 일반 치약에는 치아의 플라크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연마제가 포함돼 있다. 연마제 함유량이 많을수록 치아가 마모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린 이 전용 치약은 마모도가 낮고 치아에 보호막을 형성한다. 다만 한 번 사용했다고 효과가 지속하는 건 아니다. 매일 하루 2회 기능성 치약을 2~4주간 꾸준히 써야 민감성 치아를 잘 관리할 수 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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