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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신도시 정비, 계획을 넘어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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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단국대 부동산·건설대학원장

머니투데이

김호철 단국대 교수


정부가 올해 초 도심 내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담은 '1·10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대책 내용 중 특히 주목받은 것은 1기 신도시 방안이다. 윤석열 대통령 임기 내 첫 착공과 2030년 첫 입주를 추진한다는 내용은 시기를 구체화한 방안으로 반응이 컸다.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그간의 과정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추진 근거 법률인 노후 계획도시 정비특별법은 지난해 3월 발의 후 국회에서 10개월간의 깊이 있는 논의 끝에 여야 합의를 통해 국회 문턱을 통과했다. 현재 정부는 하위법령 마련, 지자체와 병행하며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시행을 위한 준비에 한창인 듯하다.

이번 대책은 1기 신도시에 대한 보다 진전된 대안 제시가 많았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도시계획은 정비 방향을 제시하는 청사진이고, 사업추진은 그 청사진을 구현하기 위한 실행단계다. 이번 대책에 정비사업의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사업 추진방안이 잘 담겨있다. 특히 1기 신도시만의 차별화된 추진 방안들이 마련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먼저 도시 내 여러 개의 재건축을 신속하게 이끌어 갈 총괄사업관리자를 지정하고자 한다. 신도시 정비 시 여러 개 단지를 통합 정비하면 안전진단을 면제하는데, 광역적 정비 특성상 주체 간 이해관계 조정과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다. 전문성이 부족한 조합의 경우에는 자칫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기 일쑤다. 이에 정부는 LH 등 개발 전문기관을 총괄사업관리자로 지정해 사업계획 수립부터 인허가, 시공자 선정 등 사업 전 과정에 걸쳐 조합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 결과 기존 조합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는 동시에 정부.지자체와 함께 보조를 맞춰 신속하고 체계적인 정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핵심은 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금융지원 강화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경색되면서 자금조달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도시 전체를 정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노후계획도시가 정비되기 시작하면 PF 시장에 부담이 가중될 위험이 있다. 정부는 12조원 규모의 '미래도시 펀드'를 조성하고, 신도시 정비 전용 보증상품을 출시해 원활한 자금조달을 지원한다고 한다. 이를 통해 사업시행자는 준공 시까지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고, 금융시장 차원에서도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지는 장점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기 신도시별 이주단지 조성 계획을 제시한 점도 꼽을 만하다. 현재 1기 신도시에만 30만 호에 달하는 주택이 노후화됐다. 재정비 시 대규모 이주 수요로 시장 혼선이 예상된다. 정부는 2025년부터 1기 신도시별로 1개소 이상 이주전용 단지를 조성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5개 도시별 재정비 일정과 연계해 이주단지 조성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면서 이주 수요로 인한 전·월세 불안 등 시장 리스크 요인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대책에는 1기 신도시의 성공적인 재정비를 위한 정부의 의지가 담겨있었다. 다만 정부 첫 착공 목표인 2027년은 앞으로 3년밖에 남지 않았다. 사업추진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후속 사업들이 필요하다.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도록 지금부터 철저한 준비를 통해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길 기대한다.

김호철 단국대학교 부동산·건설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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