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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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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3명 숨진 ‘드론 공격’ 왜 요격 못 했나…귀환 아군 드론과 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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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전날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다친 요르단 북동부 ‘타워22’ 기지의 29일 인공위성 촬영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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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란 민병대의 공격으로 27일 미군 기지 내에서 40여명의 미군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기지 내의 방공 시스템이 적의 드론을 마침 기지로 돌아오던 미국 드론과 헷갈려 요격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29일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요르단 북동부의 ‘타워22’ 기지에서 미군 3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다친 피해를 입은 것은 작전을 마치고 돌아오는 정찰 드론과 같은 시간대에 기지로 날아든 적의 드론을 혼동해 방공 시스템이 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왜 이 기지 내의 방공망이 가동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미군 중부사령부의 초기 조사에서 이런 판단이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지를 타격한 드론이 정찰 드론의 귀환 시간에 맞춰 공격에 나섰는지 또는 우연히 시간이 겹쳤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비슷한 시간에 가까운 시리아 영토 안에 있는 미군기지 두 곳에선 자신들을 공격하려 접근한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런 설명에도 의문이 따른다고 했다. 조사 내용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한 전직 관리는 피격 당시 기지 방공망은 가동 중이었으며, 기지로 돌아오던 미군 드론은 피아 식별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방부는 3명의 사망자들은 조지아주에 본대가 있는 공병 중대의 흑인 부사관과 병사들이라며 이들의 신원을 공개했다. 20㎞ 떨어진 시리아 탄프의 미군기지를 지원하는 타워22 기지에는 미국 육군과 공군 병력 약 350명이 주둔하고 있다.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부대원들이 잠든 이른 아침에 드론이 막사를 타격해 사상자 규모가 컸다고 밝혔다.



싱 부대변인은 공격 주체로는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 조직을 아우르는 친이란 민병대 네트워크 ‘이라크 이슬람 저항’은 “이라크와 인근 지역에서 미국의 점령에 저항하는”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싱 부대변인은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이라크·시리아를 중심으로 중동 지역 미군기지에 대한 공격이 165차례에 이르고, 이번 공격 전까지 미군 80명이 다쳤다고 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반드시 대응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철저한 보복 의지를 연일 강조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29일 “대통령과 나는 미군에 대한 공격을 용납하지 않고, 미국과 우리 군을 방어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행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에 이어 이틀 연속 국가안보팀을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했다.



백악관은 친이란 민병대 배후에 이란이 있다면서도 이란에 대한 직접 타격은 배제하면서 ‘확실하고 적절한 보복’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란이 이런 조직들(친이란 민병대들)에게 자원을 제공하고 그들을 훈련시키는 것을 안다”, “이란은 이런 공격을 분명히 말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 “이란 지도자들에게 돌아갈 책임이 분명히 있다”며 ‘이란 책임론’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란이 공격을 직접 지시했는지에 대해서는 정보 분석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이란과의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란 정부는 공격이 발생한 직후부터 자신들은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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