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마현, 일반인 출입막고 철거 강행
日시민단체 “양심 갈기갈기 찢겨”
일본 군마현 ‘군마의 숲’에 있던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의 철거 전 모습. 일반인에게 마지막으로 개방된 지난달 28일 헌화하며 철거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남기는 일본 시민들(위 사진). 3일 후인 같은 달 31일에는 추도비 자리에 산산조각이 난 콘크리트 더미만 가득하다. 다카사키=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아사히신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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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마현 다카사키시 현립공원 ‘군마의 숲’에 있던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가 철거된 모습이 1일 확인됐다. 콘크리트 추도비 시설은 굴착기로 부서져 산산조각이 난 채 치워졌다.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31일 오전 군마의 숲 상공에서 찍은 조선인 추도비 철거 현장 사진을 이날 보도했다. 군마현 측은 철거가 시작된 지난달 29일부터 2주간 공원을 폐쇄한 뒤 취재진 등 일반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 사진을 보면 군마현 측이 부른 것으로 보이는 굴착기가 추도비 단상 등을 부수고 있다. 조각이 난 추도비 시설은 추도비 자리에 쌓여 있다가 치워졌다. 추도비 옆에 있던 높이 4m 정도의 금색 탑 모양 기념물은 파란색 덮개에 싸여 옆으로 눕혀진 뒤 사라졌다. 추도비 자리는 공터가 됐다.
철거 전 추도비에는 한국어, 일본어, 영어로 ‘기억 반성 그리고 우호’라고 적힌 금속판과 건립 취지가 쓰인 안내문 등 팻말 3장이 붙어 있었다. 이 금속판은 추도비 철거 전 소유주인 시민단체 측에 전달됐다.
군마현 시민단체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양심이 갈기갈기 찢겼다”고 밝혔다. 단체 측은 “죽은 사람을 추도하는 시설을 공권력이 마음대로 없애는 행위를 용서할 수 있을까. 군마현이 역사에 큰 죄를 남겨 매우 유감”이라고 언급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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