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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툭하면 코웃음 치는 아이…혼내지 마세요, 엄마가 모르는 이 병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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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장애 교정 가이드

결막염·알레르기 비염 등과 증상 비슷

1년 이상 증상 지속 땐 약물치료 권장

호전·악화 반복, 임의로 치료 중단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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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은 자녀의 건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적기다. 많은 아이가 이 시기 척추측만증 치료, 치아 교정 등을 한다. 틱장애도 그중 하나다. 틱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질환으로 소아·청소년기에 많이 나타난다. 자칫하면 대인관계 형성의 어려움, 학습능력 저하 등을 겪고 성인기까지 증상이 이어질 수 있으나 단순 습관 혹은 다른 질환으로 오해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증상 파악부터 대처까지 단계별로 보호자가 익혀야 할 사항들을 정리했다.



틱장애 증상 파악하기



중앙일보

틱장애는 크게 운동 틱과 음성 틱으로 구분된다. 운동 틱의 대표적인 증상은 눈 깜빡거림, 얼굴 찡그림, 머리 흔들기, 어깨 들썩이기 등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지수혁 교수는 “보통 복잡하지 않고 눈을 감거나 팔을 폈다 접듯이 단일 관절이나 근육을 움직이는 동작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음성 틱일 때는 킁킁거리거나 헛기침하기, 코웃음 치기, 가래 뱉는 소리 내기, 남의 말 따라 하기, 욕설 내뱉기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상황에 맞지 않는 단어나 문장을 내뱉기도 한다.

일부 학부모는 틱장애를 결막염, 알레르기 비염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눈을 자주 깜박거리거나 헛기침, 킁킁거리는 등의 증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때는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인지, 결막염이 유행하고 있는지, 특별한 환경 변화가 있는지 등을 토대로 결막염이나 알레르기 비염이 맞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안과 혹은 이비인후과 쪽으로 이상이 없거나 치료를 받았음에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틱장애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증상을 보이는 부위가 달라지기도 한다. 머리에서 배, 다리 등 신체 아래쪽으로 위치가 내려가는 식이다. 지 교수는 “통상 첫 틱 증상은 머리 쪽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만하라”며 다그치지 말기



틱장애의 증상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 증상이 나타날 때 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중 하나는 자녀를 윽박지르거나 나무라기다. 증상이 자꾸만 눈에 띄고 이를 외면하기 힘들다고 해도 “참아보라”거나 “그만하라”며 다그쳐서는 안 된다. 딸꾹질처럼 본인의 의지로 멈출 수 있는 증상이 아니라서다. 오히려 부모나 교사가 지나치게 지적하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게 되고 심리적으로 위축될 우려도 있다.

대신 증상에 대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게 좋다. 언제, 어떤 식으로, 얼마나 증상이 나타나는지를 기록했다가 추후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의료진에게 내용을 전하는 편이 낫다.

간혹 심리적 요인 탓에 틱장애가 발생했다고 생각해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데 급급한 학부모도 있다.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인향 교수는 “틱장애는 유전적, 환경적, 뇌의 기능적인 원인 등 다양한 요인이 복잡하게 상호 작용해 그 원인을 명확하게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분명한 건 부모의 양육 방식이나 스트레스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약물·비약물치료 진행



틱장애는 1년을 기준으로 잠정적 틱장애와 지속성(만성) 틱장애로 나뉜다. 1개월 이상 1년 이내 지속하는 잠정적 틱장애는 아동의 5~15%가 겪고

1년 이상 지속성 틱장애는 약 1%의 아이들에게서 나타난다. 즉 1년 안에 사라지는 틱장애가 더 많다. 김 교수는 “틱장애 아동의 뇌도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성장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뇌의 기능 이상이 교정되고 완치되기도 한다”며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려 1년 이상 틱장애 증상이 지속하면 아이의 불편감을 완화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여러 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생활에 지장을 주고 아이가 틱장애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도다.

간혹 약물치료에 불안감을 갖는 보호자가 있다. 시력이 좋지 않은 아이가 안경을 쓰지 않으면 생활에 불편감을 겪듯 틱장애도 마찬가지다. 약물치료를 하면 자녀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또 증상이 나아졌다고 해서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기보다는 의사의 지도에 맞춰 꾸준히 복용하도록 해야 한다.

틱장애는 증상이 심하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 치료하지 않고 지켜볼 수 있다. 습관 역전 훈련 같은 비약물 치료를 하기도 한다. 습관 역전 훈련은 문제가 되는 행동 대신 일상생활에 지장을 덜 주는 대체 행동을 하는 방법이다. 고개를 뒤로 젖히는 운동 틱을 앓는다면 틱 증상이 나타나기 전의 전조 감각 충동을 인식하고 고개를 젖히는 대신 숙이는 등의 행동을 의도적으로 하도록 한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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