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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이슈 세계 속의 북한

주북한 러시아 대사 “한반도서 미 도발 계속땐 북, 핵실험 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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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 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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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가 “미국이 한반도 역내에서 도발적인 조처를 이어가면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7일 러시아 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지 여부는 한반도의 군사·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렸다”며 “미국과 한국의 핵 억지력 확장이나 북한에 대한 도발적 조처가 계속되면 북한 지도부는 국방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핵실험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게 되면 7차 핵실험이 된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관련해선 지난 2022년부터 ‘곧 임박했다’는 분석이 이어져 왔다.



마체고라 대사는 나아가 “북한은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도 “올해가 한국에 평화로운 해가 될지, 혹은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지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 있다”고 재차 미국을 겨냥했다. 그는 “한반도 (위기) 상황은 주로 미국의 모험주의 정책 때문에 빚어진다”며 “예멘의 후티 반군을 폭격한 미국이 중동에서 하는 행동을 보면, 극동에서 비슷한 공격을 하지 않을 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냐”며 화살을 돌렸다. 또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후보로 출마한 니키 헤일리가 이란 지도자 암살을 촉구하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을 이끌던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때 미군에 의해 살해당한 점을 거론하며 “미국인들이 북한에 대해 비슷한 목표를 갖고 있지 않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북한에 대한 ‘도발적 조처’의 예시로는 미국의 공군 전략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을 계속 비행하는 행위를 언급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답방 문제에 대해선 시기는 언급하지 않은 채 평양을 방문할 때 서명할 상호 관광 활성화 공동 문건 등에 대한 준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달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답방이 러시아 대선(3월15∼17일)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 말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아울러 남북 관계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018∼2019년 남한과 관계 정상화를 위해 전례 없는 조처를 취했고, 많은 부분에서 남한에 손을 내밀었지만 그가 보여준 선의는 적절한 반응을 얻지 못했다”며 “시간은 지나갔고 돌아갈 길이 없다. 적어도 지금 북한 친구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스 통신은 이에 대해 “마체고라 대사는 ‘북한 당국은 남한과 통일을 이룰 수 있는 시간이 지났다고 믿고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된 합의는 당시 미국이 반대했고, 남한이 감히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면서 실행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은 2018~2019년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세 차례 북-미 정상회담에 응했다. 하지만, 2019년 2월 말 하노이에서 이뤄진 북-미 2차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개발의 상징인 영변 핵시설을 내주고 2016년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제재를 해제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북-미 대화는 사실상 단절됐고, 남북 간에도 의미 있는 소통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로 규정하는 등 남과의 완전한 단절을 선언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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