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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하나의 중국’ 놓고…중, 한·일에 각각 다른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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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사진 왼쪽),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각각 양자 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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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6일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각각 회담한 뒤 낸 발표문에서 ‘하나의 중국’ 정책과 관련해 서로 다른 표현을 담아 주목된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누리집에 리 총리와 윤 대통령 간 회담 결과를 정리한 간략한 자료를 공개하면서, 윤 대통령이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이런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국과 미국 정부 등은 중국 전체의 유일한 합법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이라는 ‘하나의 중국’ 입장을 받아들이긴 하지만, 이를 ‘원칙’이라 부르진 않는다. 한국은 중국 쪽 입장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표현을 쓰고,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이라 부르며 비슷하게 이를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지난달 2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통화 뒤, 중국 외교부가 낸 자료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한다”고 말했다고 나온다.



하지만 이날 중국 외교부는 윤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한 중국식 표현인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1992년 한·중 수교 이래 양안 관계에 관해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을 유지해왔고, 이번 회담에서도 이런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중의 협력을 약속한 회담을 마친 상황에서, 중국 쪽이 국내용으로 낸 자료에 담긴 표현의 진위를 따지지 않고 ‘비슷한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고 뭉뚱그려 넘어간 것이다. 중국은 지난 20일 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새 대만 총통이 취임하면서, 대만을 포위한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등 대만 문제와 관련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이날 중국 국무원이 리 총리와 기시다 일본 총리와의 회담 결과를 정리해 누리집에 공개한 자료에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표현이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기시다 총리가 “일본은 1972년 대만 문제에 관한 ‘일·중 공동성명’에서 결정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이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나온다. 기시다 총리가 하나의 중국이라는 단어를 발언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1972년 중국과 일본이 국교를 정상화하며 맺은 ‘일·중 공동성명’에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대만이 중화인민공화국 영토의 일부임을 거듭 표명하며, 일본은 이런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나의 중국이라는 표현이 등장하지 않지만, 사실상 하나의 중국 정책을 존중한다는 내용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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