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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연재] 연합뉴스 '특파원 시선'

[특파원 시선]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6개월…구체적 제도화 고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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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성과·의미, 한미일 내부 정치역학 변화에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연합뉴스

캠프 데이비드 함께 걷는 한미일 정상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한미일 3국의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가 6개월을 맞이했다.

누구보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 갈등 일로를 걸어온 한일 관계에 선제적 종언을 고한 성과가 남다른 게 사실이지만, 미국에도 대통령 별장에서 각별한 예우를 갖춰 진행된 한미일 정상회의는 의미가 적지 않다.

미국 당국자들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언급할 때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형용사는 '역사적인'(historic)과 '전례없는'(unprecedented) 두 가지다.

한국과 일본 모두 미국 입장에서는 핵심 동맹국이지만, 한미일의 틀로 3국을 묶기에는 한일 사이를 가로지르는 골이 너무 깊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상하는 최대 위협으로서 중국에 대응하고 당면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한미일이 공동의 안보 전략으로 묶이는 새로운 3자 구도는 과거를 돌아보면 전례를 찾기 힘들고, 시계열적으로는 별도의 모멘텀으로 되짚을 만한 역사적 사건인 셈이다.

게다가 단순한 정상회의 수준을 넘어 캠프 데이비드 원칙·정신 등 3개의 문건을 채택, 구체적 제도화의 의지를 확인한 만큼 바이든 행정부가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는 인태 구상에서도 그 정치적 무게감은 적지 않다.

다만 당시에도 6개월이 지난 현재도 동일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미 정치 시간표에 예견됐지만 올해 4월 한국 총선과 반년 뒤 예정된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한미일 3각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공화당 대선 주자로 자리를 굳힌 상황에서 미국 국민들의 시선은 이미 대선 본선을 향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현역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현재 여론 지지율만 놓고 보자면, 당장 이 시점에서 선거가 치러진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가 쏠릴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재임 시절 고립주의를 표방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이 현실이 될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공들여 지어 놓은 각종 다자 외교의 틀은 사실상 형해화 수준의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총선을 놓고는 말 그대로 '한 치 앞을 볼 수 없다'는 표현이 매 4년마다 되풀이되지만 이보다 더 정확한 묘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한파인 민주당 소속 아미 베라 연방 하원 의원은 최근 한 행사에서 "한국은 정치적 역동성이 큰 나라이고, 미국과 한국의 올해 선거는 한미일 관계에도 중대 변수가 될 것"이라며 향후 각국의 내부 정치 역학 변화에 따라 역내 질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문제의 해법은 가변적인 정치 상황에 흔들리지 않을 제도화에 있을 것이다.

반년이 지난 시점에서 논하기에는 여전히 이른 문제지만, 장기적 미래의 틀로서 한미일 3국 관계를 고찰해야 한다면 차근한 제도화의 기틀을 잡는 구체적인 고민 역시 필요해 보인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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