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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동아리, 미팅도 못 하다가"…코로나 학번, 등교하니 졸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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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19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중앙문화예술관 대극장에서 열린 학위수여식. 500여명이 빽빽하게 앉아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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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생활 중 코로나 팬데믹 등 어려운 여건으로 안타까운 일이 많았지만 여러분이 겪은 고난을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은 문명사적인 전환기에 살고 있는 시대에 큰 경쟁력으로 반드시 돌아올 것입니다."

19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박상규 총장은 코로나19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4년간의 학교생활을 마무리한 학생들에게 이같이 축사를 했다.

일명 '코로나학번'(19~22학번)들이 캠퍼스를 나서는 이날 학위수여식은 이들이 입학을 했을 즈음인 4년 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에서 열렸다. 4년 전 오프라인 입학식은 열리지도 않았고 학위수여식은 참석자들이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옆 좌석을 한 칸 씩 비워놔야 했다. 이날은 참석자들 누구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 상기된 얼굴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행사가 열린 500석 규모의 중앙대 중앙문화예술관 대극장은 빈자리 없이 빽빽했다.

올해 대학을 졸업한 한국외대 20학번 김세윤씨(25)는 새내기 생활을 제대로 즐기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김씨는 대학 합격 소식을 받은 직후 코로나19를 경험했다. 신입생 환영 행사인 새내기 배움터(새터), 입학식, 축제 등은 줄줄이 취소됐고 선배, 동기들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은 부족했다.

충북대 20학번 하모씨(24)는 1학년 때 비대면 수업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했다. 하씨는 "초반엔 비대면 수업이 모두 낯설어서 수업의 질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원격 수업 때 교수님 마이크만 켜져 있어야 하는데 학생들이 실수로 음소거를 안해서 밥 먹는 소리, TV 소리, 부모님이 이름 부른 소리가 모두 들렸다"고 말했다.

평소 하고 싶었던 동아리 활동도 포기해야 했다. 숙명여대 19학번 최윤서씨는 축구, 수영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코로나19 제약으로 할 수 없었다. 연합 학술동아리도 대부분 비대면으로 이뤄졌고 지난해가 돼서야 겨우 정기적인 모임이 가능해졌다.

코로나19 때는 시험 보는 방식도 확연히 달랐다. 종이와 펜 대신 온라인 시험을 봐야 했다. 각자 집에서 응시하는 만큼 화상 카메라에 얼굴과 두 손이 모두 보여야 한다는 규정도 생겼다. 중앙대 졸업생 이모씨는 "처음에 온라인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부터 카메라를 구입하는 일까지 모두 혼자 해야 했다"며 "시험지 제출 과정에서 온라인 저장을 제대로 못 해 D+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학번은 코로나19가 감소세를 보인 3~4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미팅, 동아리, 학과 행사 등에 참여했다. 하지만 비대면 수업이 워낙 길었던 탓에 처음엔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19학번 중앙대 신경민씨는 "처음에 학교에 돌아왔을 때는 아는 사람이 없어 바로 집에 가기도 했다"며 "그래도 동아리 활동, 조별 활동을 하면서 점차 적응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모씨 역시 "그동안 교류가 많이 없다 보니 눈을 어디에 보고 어떤 대화를 해야 할지 고민이 됐다"고 했다. 한국외대 20학번 김수아씨는 "3학년 때 각자 시간을 미팅이나 MT도 하긴 했는데 새내기 때 맛이 안 나서 별로 안 하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2020년 당시 고학년이었던 학생들도 아쉬운 건 마찬가지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도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17학번 경희대 최모씨는 "선배들과의 네트워크가 적어져 진로나 취업 정보 얻는데 제약이 있었던 것 같다"며 "선배들에게 꿀팁을 못 얻고 메신저로만 하다 보니 유대관계가 없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17학번 박모씨는 체코 교환학생으로 선발됐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간에 포기해야 했다. 박씨는 "대사관과 비자 신청, 수강 신청 과목에 대해 메일을 주고받다가 어느 날 연락이 전부 끊겼다"며 "당시 교환학생을 갔던 사람들도 유럽 여행은커녕 방 안에만 갇혀 있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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