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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190m에 소 2만마리 ‘죽음의 배’…이 눈을 똑바로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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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남아프리카공화국 동물학대방지협회(SPCA)는 지난 1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항구에 정박한 가축운반선 알쿠웨이트호의 동물 복지를 평가한 결과, 죽거나 병에 걸린 소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동물학대방지협회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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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1만9000마리를 실은 가축운반선이 정박하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이 소 배설물 등으로 악취 소동을 겪었다. 20일(현지시각) 가축운반선은 출항했지만 동물권 단체들은 살아 있는 동물의 해상 수출 중단을 촉구했다.



21일 에이피(AP) 통신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당국이 지난 19일 정체를 알 수 없는 악취가 도시를 휩쓸자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주민은 인근 하수도 시설이 막혔거나 가정용 배관에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했다고 이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시 환경보건팀은 하수도 시설의 누출 여부를 점검했지만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조사결과 악취의 원인은 살아 있는 소 1만9000마리를 싣고 항구에 정박 중이던 알쿠웨이트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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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소 1만9000마리를 실은 가축운반선 알쿠웨이트호가 20일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항구에 정박해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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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 자히드 바드루디엔은 19일 엑스(X·옛 트위터)에 “시 환경보건팀은 도시 전역에 퍼진 악취의 원인이 항구에 정박 중인 가축운반선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선박 위치정보 누리집 ‘마린트래픽’을 보면, 길이 약 190m의 가축운반선 알쿠웨이트호는 브라질에서 1만9000마리의 소를 산 채로 싣고 이라크로 향하는 길에 사료를 싣기 위해 18일 저녁 케이프타운 항구에 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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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동물학대방지협회(SPCA)는 지난 18일 살아 있는 소 1만9000마리를 싣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항구에 정박한 가축운반선 알쿠웨이트호의 동물 복지를 평가한 결과, 죽거나 병에 걸리고 다친 소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동물학대방지협회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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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동물학대방지협회(SPCA)는 18일부터 20일까지 수의사들이 알쿠웨이트호에 승선해 동물 복지를 평가한 결과 죽거나 병에 걸리고 다친 소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동물학대방지협회는 소 8마리를 인도적으로 안락사했다고 전했다. 다만 얼마나 많은 소가 죽은 채 발견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에이피 통신은 설명했다.



동물학대방지협회는 “(배에서 나는) 이 냄새는 배설물과 암모니아가 가득 찬 배에서 이미 2주 반을 보낸 소들이 처한 환경이 얼마나 끔찍한지 보여준다”며 “소들은 매일 악취에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살아 있는 동물의 해상 수출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이번 사건은 바다를 통해 살아 있는 동물을 수출하는 것이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가하는 끔찍하고 구시대적인 관행이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상기시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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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소 1만9000마리를 실은 가축운반선 알쿠웨이트호가 1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항구에 정박하자 20일 동물권 운동가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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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동맹당도 살아 있는 소의 해상 수출을 규탄했다. 민주동맹당은 19일 성명을 내어 “이번 사태에서 알 수 있듯 살아 있는 동물 수출은 위험한 수준의 암모니아, 거친 바다, 극심한 열 스트레스, 부상, 더러운 환경, 탈진, 심지어 죽음과 같은 위험한 환경에 동물을 노출시킨다”며 “비좁은 환경은 또한 질병의 급속한 확산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애초 지난 19일 출항할 예정이던 이 배는 당국의 조사를 받은 뒤 20일 밤늦게 케이프타운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번달 초 중동으로 향하던 1만6000여마리의 소와 양을 실은 선박이 홍해에서 예멘 후틴 반군의 공격으로 한달 가까이 바다에 좌초된 뒤 호주로 돌아오기도 했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이 선박 역시 조사를 받았지만 동물들의 건강과 복지에는 큰 문제가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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