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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흔들리는 수입 곡물 시장

CJ제일제당, 밀가루 가격 내린다…라면·과자·빵값도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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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밀가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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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식품업계를 향한 제품값 인하 요구가 거세진 가운데 일부 제분업체가 밀가루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다만 라면·빵·과자 등 밀가루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식품업계가 가격 인하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CJ제일제당은 다음달 1일부터 소비자 판매용 밀가루 제품 가격을 인하한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10년간 CJ제일제당이 소비자용 밀가루 가격을 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상 품목은 중력 밀가루 1㎏, 2.5㎏ 제품과 부침용 밀가루 3㎏ 등 3종이다. 대형마트 정상가격 기준으로 제품별로 3.2∼10%, 평균 6.6% 내린다.

CJ제일제당 측은 “국제 원맥 시세를 반영하고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적극 동참하는 차원에서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제분과 삼양사도 가격 인하 시기와 인하율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지난해 가격 인하를 단행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르면 오는 21일에는 인하 여부에 관해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제분은 지난해 제분업체 중 유일하게 소비자용과 기업용 밀가루 제품 가격을 평균 6.4% 인하했다. 삼양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인하 폭과 시기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먹거리 고물가가 지속하는 가운데 시민단체와 정부는 그리드플레이션(Greedflation·기업 탐욕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소비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원재료 가격 인하분을 상품가에 탄력적으로 반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밀가루, 식용유를 포함한 주요 식품 기업들은 짧은 기간 내 유례없이 올린 식품 가격을 반드시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를 보면 전달보다 0.7% 내린 117.3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지난해 7월(124.6)부터 최근까지 매달 하락세를 이어왔다. 곡물 가격지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3월(170.1) 대비 33.1% 하락한 113.8로 집계됐다.

경기 불황에도 국내 식품업체들은 지난해 역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했다. 농심은 신라면의 국내외 판매 확대 등으로 역대 최대인 21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영업이익 역시 창립 이래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긴 1468억원으로 집계됐다. 오리온과 빙그레도 각각 4924억원, 1122억원의 실적을 냈다.

밀가루 업체들이 물가안정을 이유로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지만 식품업계까지 동참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물에서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지 않고 인건비와 유통 등 가격 형성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한다”며 “지난해 라면 제품 가격 인하를 단행했기 때문에 올해 다시 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대부분 업체에서 부담으로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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