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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안산 고소한 자영업 대표 "조국·윤석열과 달라야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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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양궁 선수 안산. 사진 도쿄올림픽사진기자단, 네이버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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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선수 안산(23·광주은행)이 일본풍 주점에 '매국노'라고 적은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자 자영업연대 대표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을 두고 자영업자들은 연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영업연대 이종민 대표는 19일 네이버 소상공인·자영업자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안산 선수를 고소했던 자영업연대 대표 이종민 입장문 밝힌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 대표는 "안산 선수를 고소한 것에 대해 의도한 바와 다르게 좌우로 나뉘어 서로를 헐뜯고 해묵은 페미니즘 논란으로 시끄러운 부분에 우선 유감을 표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안산 선수의 발언은 과거 광우병 파동과 같이 선량한 자영업자에게 무분별한 피해를 양산할 수 있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며 "안산 선수 개인에 대한 피해와 자영업자의 피해 중 우선순위와 일의 경중을 따져 고소를 진행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산 선수에게 묻고싶다"며 "매국노라는 표현을 작성하실 때 자영업자가 입게 될 피해는 고려해보셨느냐"고 했다.

이 대표는 "안산 선수가 매국노라는 표현 대신 '아직 우리 민족 어딘가에 일제 치하의 시대적 아픔이 존재하는데 마치 모두 잊은 것처럼 거리에는 일본어 간판이 난무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해줬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논란이 있었을까"라고 적었다.

이어 "그래서 고소라는 형식으로 안산 선수에게 작은 경고와 부탁을 드린 것"이라며 "다소 경솔한 발언이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심심한 사과의 글을 하나 올려주시면 바로 고소를 취하하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넘어가겠다"고 했다.

안산은 해당 글이 등록되기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로 인해 큰 상처를 입으신 해당 외식업체 대표님과 점주님,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를 대표하는 운동선수이자 공인으로서의 무게감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는 글을 게시한 바 있다.

이날 이 대표는 확산한 이번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정치인과 고인이 된 연예인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조국처럼 내로남불하고 윤석열 대통령처럼 사과를 모르는 정치와 달라야하지 않겠느냐"며 "고(故) 이선균 배우를 허망하게 떠나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안산 선수에 대한 지나친 비난이 마음에 걸려 장문의 글을 남기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 자영업연대는 부족하고 아주 하찮은 작은 단체"라며 "하지만 서럽고 약한 자영업자를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나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해당 글에는 "당신이 뭔데 자영업자를 대표하는 것처럼 행동하느냐"는 비판 댓글이 잇따랐다.

이용자들은 "모든 자영업자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누구 마음대로 총대를 메시는지?" "연대에 들어간 적 없습니다만" "정치인과 고인은 왜 들먹이는건가" "안산 선수를 응원한다" "애초에 안산 선수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고소거리가 되기는 하나" "말도 안되는 내용으로 선량한 자영업자들 끌어들이지 말라" 등 의견을 개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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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안산 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안산은 지난 16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국제선 출국(일본행)' 이라고 일본식 한자로 적힌 전광판 사진과 함께 "한국에 매국노 왜 이렇게 많냐"고 적었다. 이 전광판은 광주 광산구 소재의 한 쇼핑몰 일본 테마 거리 입구 장식을 위해 설치됐다.

안산의 게시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지만 캡처된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유되면서 이곳에 입점한 일본풍 주점에 대한 악플이 쏟아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안산은 이날 "무심코 올린 게시물이 이렇게 큰 실망과 피해를 드리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더욱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겠다"고 사과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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