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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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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중장년 근로자 고용…비정규직 비율 OECD 불명예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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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중장년 채용기업 박람회’에서 한 참가자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채용게시판을 보고 있다.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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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9세 한국 중장년층 근로자가 겪는 고용 불안정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6개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 중 기간제, 파견 및 일일 근로자 등 ‘임시고용’ 근로자 비중은 34.4%였다. 성별로 보면 남자 33.2%, 여자 35.9%로 OECD 평균(남자 8.2%·여자 9%)의 4배에 달했다. 우리나라 중장년층의 고용 불안정성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인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요셉 연구위원은 20일 발간한 ‘KDI 포커스:중장년층 고용 불안정성 극복을 위한 노동시장 기능 회복 방안’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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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64세 임금근로자 중 임시고용 근로자의 비중. (KD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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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해고가 자유로운 노동 시장으로 알려진 미국과 비교해도 고용 불안정성이 두드러졌다. 연령별 임금근로자의 중위 근속연수를 살펴보면, 남성 임금근로자는 40대 중반 이후 중위 근속연수 증가세가 멈추고 50대부터는 급락했다. 여성은 30대 중반 이후로 중위 근속연수가 더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층 정규직이 부족한 배경으로 한국 사회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과도한 연공서열형 임금 구조’가 꼽힌다. 근속연수가 10년에서 20년으로 높아질 때 우리나라의 임금 상승률은 평균 15.1%다.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중장년층 근로자에 대한 정규직 노동 수요 자체가 부족해서다. 2019년 기준 인구 대비 정규고용 비중은 55~64세 남성이 32.2%, 25~54세 여성이 43.1%에 불과하다. 같은 시기 OECD 평균(이스라엘·멕시코는 제외)인 47.2%, 50.3%를 크게 밑돈다. 더구나 저임금 · 저숙련 일자리 외의 고임금 · 고숙련 일자리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현 노동 시장 구조는 여성의 경력 단절 현상을 심화하는 원인으로도 지적됐다. 출산·육아로 정규직 일자리를 떠나면 재취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아예 출산·육아를 포기한다는 것이다.

낮은 중장년 정규직 노동 수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선 대기업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정규직 임금의 연공성을 완화해나가야 한다고 한 연구위원은 주장했다. 생산성이 빠르게 증가하는 기간 이후로 연공서열에 의한 임금 상승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직무와 성과에 따른 임금 상승이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보호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당해고 시 금전 보상액의 경우 해외 사례와 유사하게 근속연수에 따라 비례적으로 증가하지만, 일정한 상ㆍ하한을 두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했다. 이외에도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구직급여 재설계 등 고용 안전망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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