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8 (일)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월클뉴스]기시다 '대화' 러브콜, 김여정은 "일본 접촉 거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이 큰 '암초'를 만났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오늘 '대화 거절' 선언을 했습니다.

최근 기시다 총리의 방북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2002년 이후 끊어졌던 북한과 일본의 정상회담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기시다 총리, 이 대화 거부 선언을 어떻게 극복하게 될까요?

넘기엔 높은 산



JTBC

지난 25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로 들어서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EPA 지지통신=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 쉽지 않아 보입니다. 기시다 총리로선 꺼내 쓸 카드가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입니다. 우선 김 부부장의 새로운 발언부터 보실까요.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일본은 역사를 바꾸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며 새로운 조일(북일) 관계의 첫발을 내디딜 용기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대화 중단 이유가 일본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시다 총리는 현재 지지율이 최저치로 내려간 상탠데요. 이런 상황에서 북일 정상회담은 하나의 돌파구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돌파구가 될 수 있는 배경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오랜 시간 이끌어온 납북자 문제가 있습니다. 요코타 메구미 등 북한으로 납치된 일본인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자는 목소리가 큰 건데요. 가족들이 이미 고령이라 살아있는 동안이라도 가족과 재회하고 싶다는 이유에섭니다. 이런 취지에서 피해자단체는 지난 2월 '납치문제 해결을 전제로 일본이 북한에 대한 독자 제재를 해제해도 반대하지 않겠다'는 매우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북한은 전혀 다른 입장입니다. 새해 첫날 일본을 강타한 노토지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위로 전문'을 보냈지요. 기시다 총리에게 '각하'란 표현까지 써가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담화를 통해 북한은 납치문제는 이미 해결됐다는 점과 사실상 북핵을 인정하라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어제(25일) 나왔던 김 부부장의 담화에서도 같은 메시지가 전해졌습니다. 일본으로선 한 발짝도 양보하기 어려운 숙제를 내준 겁니다.

오늘 나온 담화도 같은 맥락입니다. 심지어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 대해 "최근 여러차 주위 이목을 끈 기시다 수상의 조일수뇌회담 관련 발언은 자기의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수위를 높여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제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요청한 건 일본이며, 북한은 "일본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새 출발을 할 자세가 되어 있다면 환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을 뿐"이라고 한 겁니다.

물밑 접촉 늘어났지만



JTBC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6일 총리관저에서 국무회의에 해당하는 각의 후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AFP 지지통신=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른바 '기시다 총리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싶어한다'는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힌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가 나온 건 어제였습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진 어제저녁 기시다 총리는 북일정상회담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북한과 현안을 해결하려면 정상(톱) 간 대화가 중요하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북일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진 않은 셈입니다. 그런데 만 하루 만에 김 부부장이 아예 "일본 측과는 그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고 선언해버린 겁니다.

대화 안 하겠다, 만나지 않겠다고 선언한 건데 북한이 잇따라 반응을 내놓고 있는 데 대해선 일본 언론들은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북한이 일본과 정상회담을 논의하는 것이 "한미일 협력을 흔들려는 목적이 있다(아사히신문)”고 보는 겁니다.

아사히는 오늘 오전 일본 정부가 내각관방과 외무성 관계자들이 복수의 루트로 북한과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번 김여정 부부장의 '대화 거절' 선언으로 북한과 일본의 접촉이 정말 끊어질지, 기시다 총리는 방북 의지를 꺾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현예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