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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Editor’s Note] 경제 문제 비트는 정치…‘노인 빈곤’도 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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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에디터 노트.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란 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11일 발표된 가장 최근 통계(2022년 기준)에서 이 비율은 38.1%였습니다. OECD 1위입니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자랑하는 나라에서 왜 이처럼 가난한 노인이 많을까요. 역설적으로 ‘급속하게’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워낙 빠르게 성장하다 보니 처음 시작이 어긋난 사람은 성장의 과실을 거의 맛보지 못한 채 나이가 들어버린 셈입니다.

한 마디로 노인의 빈곤이 아니라 노인의 ‘빈부격차’가 문제의 핵심입니다. 실제 KDI 자료에 따르면 1930년대 후반 출생 세대의 빈곤율이 50%가 넘었지만, 1950년대 후반 출생은 18.7%에 그쳤습니다.

이런 격차 문제는 정치가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오히려 거꾸로 갑니다. 노인 인구가 늘어 표가 많아지다 보니, 노인 전체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정책만 나오게 됩니다. 전체 노인의 70%에 기초연금을 주는 게 대표적입니다. 더 가난한 노인에게 더 많이 지원하는 게 당연해 보이는데도 말입니다.

28일 아침에 많은 서울 시민을 당황하게 한 버스 파업도 배경을 찾아보면, 정치가 경제 문제를 왜곡한 사례입니다. 지난 정부는 5년간 버스·지하철 요금을 한 번도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이번 정부가 지난해에 한 차례 올렸지만, 그간 누적된 경영 부담이 임금 인상 여력을 축소한 것이 이번 파업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편리한 대중교통이 값도 싸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올릴 이유가 쌓이면 결국은 올려야 합니다. 오랜 기간 누르면 더 많이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총선 후 각종 요금 인상이 이어질까 두렵습니다.

이승녕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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