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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트럼프 스톰’ 앞에 선 정의선 리더십 [스페셜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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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재집권으로 취임 4주년을 맞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리더십이 시험대에 섰다. 때마침 현대차가 트럼프 2기 시대를 정면 겨냥한 깜짝 인사를 단행하면서 현대차그룹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이가 늘어났다.

이번 인사는 크게 두 가지 면에서 재계와 산업계 시선을 끌었다. 현대차·기아를 총괄하는 부회장직을 신설했단 점과 국내 주요 대기업 가운데 사실상 처음 외국인을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 것이다.

정의선 회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던진 메시지는 첫째도, 둘째도 ‘미국’이라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이 ‘깜짝 인사’로 주목받지만, 내년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세계 정치 경제 지형은 엄혹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대미 흑자가 높은 우리 자동차 산업이 관세 정책 최우선 타깃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현대차그룹 경영 전략 불확실성은 대폭 확대됐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전면 폐기 가능성까지 불거지면서 전기차 산업 지배력 확대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의선 회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내년 성장 전략 시나리오를 돌아보는 가운데, ‘미뤄온 숙제’ 지배구조 정비에도 속도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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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훈·무뇨스·송호성 ‘삼각편대’

6년 만에 부회장 부활 눈길

이번 사장단 인사로 현대차그룹은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신임 현대차 CEO, 유임된 송호성 기아 CEO 등 ‘3각편대’로 재편됐다. 장재훈 부회장은 정의선 회장 취임 후 처음 부회장 직함을 달았다.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현대차 창사 57년 만에 처음 외국인 CEO에 선임됐다. 송호성 기아 CEO는 이번에도 정 회장 신임을 받아 유임됐다.

장 부회장은 후선 업무로 물러났지만, 역할은 막중하다는 평가다. 우선, 장 부회장 선임으로 현대차그룹에선 6년여 만에 부회장 직제가 부활했다.

정의선 회장은 2018년 9월 수석 부회장에 오른 뒤 정몽구 명예회장 세대 김용환·양웅철·권문식·윤여철 등 4인 부회장단을 이선으로 후퇴시켰다. 2020년 10월 현대차그룹 회장에 오른 정의선 회장은 그해 연말 인사에서 현대차 사장 출신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과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도 모두 퇴임시켜 사실상 부회장제를 없앴다. 이들 부회장단을 수식하던 ‘복심’ ‘2인자’ 등 표현도 정의선 회장 체제에선 자취를 감췄다.

장재훈 부회장은 정의선 회장 체제 첫 부회장이지만, 그 역할과 위상은 과거와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과거 정몽구 명예회장 세대에선 4인의 부회장단이 총수 일가 대리인으로 주요 계열사 사내이사 겸직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하지만, 수직적·1인 리더십 기반으로 작동했던 정몽구 명예회장 세대와 달리, 정의선 회장 체제에선 기업가정신 리더십(Entrepreneurial Leadership)과 집합적 리더십(Collective Leadership) 구현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의선 회장부터 전문경영인에 가까운 오너 경영자인 만큼, 그는 현대차그룹을 내연기관에서 미래 모빌리티 조직으로 전환을 위한 비전 확산, 정체성 재확립에 주력한다.

장 부회장 역시 정의선 회장과 리더십을 일정 부분 공유하며 계열사 간 시너지 제고, 미래 성장동력 발굴 등에 주력한다. 장 부회장은 상품 기획부터 공급망 관리, 제조·품질을 아우르는 완성차 밸류체인 전반을 관할하며 운영 최적화·사업 시너지 확보를 노린다. 송호성 CEO 역시 그룹 전체 시너지 제고 방안을 모색한다. 장 부회장이 ‘게임 체인저’로 언급한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와 전기 픽업트럭을 현대차와 기아가 공동 개발하는 방식이나, 기아가 최근 내놓은 1호 픽업트럭 ‘타스만’의 현대차 버전을 내놓는 방식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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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차량 개발과 공급망 등에서 협력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우선주의 정책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9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 회장이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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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통상 전문가 전진 배치

GPO 대미 전략 전초기지

이번 인사의 또 다른 메시지는 미국통 전진 배치다.

무뇨스 사장은 가솔린 세단 중심이던 현대차 주력 판매 차종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차, 하이브리드카(HEV)로 전환하고 브랜드 평판을 끌어올려 2018년 68만대였던 현대차 미국 판매량을 지난해 87만대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깜짝 인사의 화제성에 가려졌지만, 내년 현대차그룹 경영 전략은 ‘시계제로’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난 1기 때보다 더 강도 높은 관세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우리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당선인 핵심 공약인 보편 관세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부과하는 게 핵심이다. 다수 전문가도 우리 산업계에 대한 우려 섞인 전망을 거두지 않는다. 이들은 한국 주력 산업 대부분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면서, 대미 흑자 비중이 높은 자동차 산업이 최우선 타깃에 들 것으로 우려한다. 금융위원장을 지낸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현재 무역수지 구도가 어떻게 돼 있는지를 면밀히 뜯어보면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 자동차 산업을 집중 견제의 첫 타깃으로 삼을 공산이 높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역대 최대인 444억달러에 달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자동차 수출은 대미 전체 수출량의 약 30%를 차지했다.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2021년 9.9%, 2022년 10.6%, 2023년 10.7%를 각각 기록했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국가 안보와 대미 흑자 등을 이유로 자동차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특정 품목의 고율 관세 부과·수입량 제한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이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이를 적용해 수입차에 관세 25%를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했지만, 실제 통과되진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집권 기간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량이 약 15% 줄어드는 피해를 봤다.

전기차 산업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권력으로 급부상했지만, 일찌감치 선두 지위를 구축한 만큼 전기차 산업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타격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전기차 판매 보조금 축소 또는 폐지는 오히려 현대차그룹 등 후발 주자 시장 진입을 막는 장벽 역할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현대차그룹은 IRA 보조금을 받으려 북미 공장 설립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는데 보조금 폐지 땐 사업 계획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정통 외교 관료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를 사장으로 선임한 것에는 이런 우려가 깔려 있단 진단이다. 한국계 미국인 김 사장은 부시·오바마·트럼프·바이든 행정부에서 두루 요직을 맡았다. 현대차는 김 사장에게 대외 협력·국내외 정책 동향 분석부터 홍보·PR 등을 총괄하는 그룹 싱크탱크 수장을 맡겼다.

대미 통상 전략의 전초기지 역할은 해외 대관 조직 GPO(Global Policy Office)가 맡는다. 미 대선 판도가 심상찮게 돌아가자 올 초 전략기획실 산하 조직이던 GPO를 사업부로 격상했다. 현대차그룹은 현 정부 초대 의전비서관을 지낸 김일범 부사장과 우정엽 전 외교부 외교전략기획관, 김동조 전 청와대 외신대변인 등을 줄줄이 영입해 대관 전열을 정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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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美 돌파 전략은

현지 생산 늘려 관세 회피

결국 현대차그룹 파격 인사는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난국을 정면 돌파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 입장에서 트럼프 행정부 최대 리스크는 관세 부과와 전기차 세액 공제 폐지 등 2가지다.

관세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 수출 물량이 많은 현대차·기아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iM증권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이후 보편 관세 10~20%를 부과하고 이를 생산자가 전부 부담한다면, 현대차는 월 2000억~4000억원, 기아는 월 1000억~2000억원가량 부담을 떠안는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을 최대한 활용해 관세 회피 전략을 편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연산 36만대), 기아 조지아 공장(연산 34만대)에 더해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연산 30만대·기아와 공유)도 지난 10월부터 가동 중이다. 이들 공장을 합하면 현대차그룹 연간 생산능력은 약 100만대에 달한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약 165만대를 판매했다. 현지 공장을 완전 가동할 경우 약 60%의 물량을 현지에서 생산해 관세를 피할 수 있다.

전기차의 경우, 현대차 고유 강점인 ‘혼류 생산’ 체제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혼류 생산은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 등 2개 이상 차종을 동시에 생산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익률이 서로 다른 여러 차종을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제조할 수 있어 ‘모델 믹싱’을 통한 영업이익률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경쟁 업체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제조 시스템 강점 덕분이다.

이에 완성차업계는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카 생산 비중을 높이는 식으로 유연한 생산 전략을 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관세를 회피하면서 전기차 보조금 철폐·축소에 따른 손익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초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는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설계됐지만, 현대차는 달라진 제반 상황을 감안해 하이브리드를 비롯 다른 파워트레인 차종도 생산할 수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공장인 이곳에 하이브리드 혼류 생산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협력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차량 개발과 공급망 등에서 GM과 포괄적으로 협력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우선주의 정책 혜택을 일부 누릴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과 GM은 지난 9월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공동 개발, 생산 협력, 차량 생산에 필요한 배터리 원자재와 소재 공동 조달 등에서 협력하겠단 것이다.

‘픽업트럭 공동 개발’이 양 사 협력 첫 성과가 될 전망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11월 초 미국에서 메리 바라 GM 회장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두 회사는 공동 개발한 픽업트럭으로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픽업트럭 시장 규모는 2086억달러(약 290조원)로 현대차그룹이 북미 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리려면 반드시 진출해야 하는 시장이다. GM은 북미 픽업트럭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전통 강자다. 두 회사는 생산 차량을 배지 엔지니어링(Badge Engineering) 방식으로 판매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현대차가 생산한 자동차에 GM 엠블럼을 붙여 판매하거나, GM이 생산한 자동차에 현대차 엠블럼을 부착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개발비를 줄이면서 신차 출시 효과를 얻는 동시에 상대 판매망도 활용할 수 있다.

중장기 과제로 수출 다변화에도 속도를 낸다. 특히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와 중동 지역 등에 각별한 공을 들인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점유율 2위, 베트남에선 점유율 1위를 달린다. 아직 현지 공장이 없는 중동 지역도 수출 다변화를 위한 핵심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현대차·기아는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점유율 2위(23%)를 차지하

고 있는데, 올해는 1위 토요타(28%)와 5%포인트까지 격차를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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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촬영된 현대자동차그룹 미국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건설 현장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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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재시동 거나

현대엔지니어링 IPO 관심

해묵은 과제 지배구조 정비에 속도를 낼지도 관심사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 → 현대차 → 기아 → 현대모비스’ 등 순환출자 고리로 연결된다. 정의선 회장이 핵심 계열사 현대차·기아 지배력을 확대하려면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늘려야 한다. 올 3분기 기준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몽구 명예회장이 7.24%, 정의선 회장은 0.3%를 갖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승계 구도 재편 과정에서 지렛대로 쓸 만한 계열사 지분은 그리 많지 않다.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기아·현대위아·이노션·현대엔지니어링과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지분 20%를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가치가 평가액 기준 약 1조8000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정의선 회장 입장에선 현대모비스 가치가 눌려 있는 가운데 현대글로비스 기업가치가 올라 승계 자금을 마련하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로 평가된다. 현대모비스 주가가 최근 수년째 제자리걸음 패턴을 보이자 세간의 이런 관측에 힘이 실렸다. 지난 6월 여의도 증권가에서 정몽구 명예회장 신변 이상설이 확산했을 때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장중 한때 10% 이상 치솟았던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시점을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물밑 작업은 ‘정중동’ 행보를 보인다는 평가다. 순환출자 고리 해소 과정에서 사업부 분할과 합병, 비주력 계열사 매각 등 여러 거래가 수반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과거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가 주주 반발로 한차례 무산됐던 이력이 있는 만큼, 대주주의 소수 주주 간 이해관계 정렬·일치에 각별한 공을 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정황은 엿보인다. 공교롭게도 이번 인사에서 주우정 기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현대엔지니어링 사령탑으로 옮긴다는 점에 시장은 주목한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를 갖고 있다. 2021년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당시 시장에서는 정 회장이 가진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매각해 상속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봤다. 수요예측에서 기대했던 기업가치를 받지 못해 IPO를 철회했지만 시장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IPO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본다.

이번 인사를 두고 IPO 재개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 배경이다. 일각에선 중장기적으로 금융 계열사를 활용할 수 있단 관측도 내놓는다.

현대차·기아 주가 내리막길 걷지만
악재 반영된 가격…추가 밸류업 기다릴 때현대
차 주가는 올 6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후 30% 가까이 하락했다. 최근 울산 공장에서 근로자 3명이 질식으로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 리스크가 주가를 더 끌어내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1월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는 21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6월 28일 장중 사상 최고가인 29만9500원을 기록한 후 주가는 27.4% 빠졌다. 같은 날 기아 주가도 9만87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장중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6월 21일(13만5000원) 대비 26.9% 내렸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이후 전기차 세액 공제 폐지, 수입차 관세 확대 가능성 등 이슈로 약세를 보였다. 지난 11월 19일 근로자 3명이 사망하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리스크까지 부각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전기차 세액 공제 폐지, 관세 이슈가 현대차·기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는다. 윤혁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수입품에 관세 10%를 부과해도 현대차 영업이익 감소율은 올해 영업이익 기준 17%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가 올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한 차량은 59만4000대, 수출액은 25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향 수출 이익과 미국 법인 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다만, 윤 애널리스트는 “현대차는 연간 생산 가능 대수 40만대인 앨라배마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메타플랜트 신공장이 지난 10월 가동을 시작한 만큼 관세 인상분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유지되는 동안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일부 공급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긍정적이다. 추가 밸류업 정책 기대감도 여전하다. 현대차는 최소 배당(연간 주당 배당금 1만원)과 총주주환원율(TSR) 35% 달성 등을 뼈대로 한 주주환원책을 내놨다. 강성진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양호한 이익 전망과 현대차그룹 주주환원 강화 의지를 고려할 때 추가 주주환원 방안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배준희 기자 bae.junhee@mk.co.kr,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6호 (2024.11.27~2024.12.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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