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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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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은정 남편 ‘다단계 사기’ 22억 수임료에...피해자들 “양심 없어”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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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수사 전문 검사가... 기가 찬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후보인 박은정(사법연수원 29기) 전 광주지검 부장검사의 남편 이종근(28기) 변호사가 수임료 22억원을 받았다는 ‘휴스템코리아’ 다단계 사기 사건의 피해자들은 29일 “다단계 사건 수사 전문 검사 출신이 변호를 맡았다는 게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월 휴스템코리아가 투자자 10만여명으로부터 가입비 명목으로 1조1900억원 이상을 받은 혐의(방문판매법 위반)로 이 회사 법인, 대표 이모씨 등 10명을 기소한 바 있다. 검찰은 휴스템코리아가 영농조합법인을 가장한 다단계 유사 조직을 이용해 투자자들을 모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휴스템코리아의 사기 및 유사수신 혐의는 경찰이 수사 중이다.

조선일보

이종근 변호사, 박은정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후보 부부./법률사무소 계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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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본지는 휴스템 사건 피해자 1000여명이 모인 오픈 채팅방을 운영하고 있는 A씨와 통화했다. A씨는 통화에서 “피해자들은 어떻게든 돈을 되찾고 싶은 마음에 휴스템코리아 본사와 지점을 찾아가고, 그렇게 하고 나서야 이모 대표가 투자금의 10%만 보상해주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우리 피해는 10%밖에 보상해줄 수 없다고 하면서 뒤로는 22억원을 줘가며 다단계 사건 전문 검사 출신에게 변호를 맡겼다니 기막히다”라고 했다. A씨는 “피해자들 중에는 최대 23억원까지 투자하셨다 한 푼도 못 건진 분도 있고,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한 분이 퇴직연금을 전부 투자했다 날리신 경우도 있다”며 “은퇴하신 피해자들이 있어 자녀들이 보상 받을 길이 있을지 백방으로 알아보는 중”이라고 했다.

휴스템 사건 피해자들은 아직까지 휴스템에서 보상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휴스템의 사기 사건은 경찰이 수사 중인데 이 수사 과정에서 22억원이 이종근 변호사 측으로 넘어간 것이 확인됐다고 한다. 한 법조인은 “피해자들이 휴스템에 속아서 낸 돈에서 이 변호사 수임료가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월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초경찰서에 직접 찾아가 어머니를 피해자로 등록했고, 수사 결과만을 기다리는 중인데 2개월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경찰 측의 연락을 못 받았다고 한다.

피해자 B씨는 이종근 변호사에 대해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변호사”라며 “피해자가 많다는 걸 뻔히 알지 않느냐”고 했다. C씨는 과거 이 변호사가 유튜브에 출연한 영상을 공유하며 “사기꾼 전문 저승사자가 사기꾼을 변호한다? 에라이”라고도 했다. 이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검사장에 승진해 대검 형사부장, 서울서부지검장을 지내고 작년 2월 퇴직했다. 검사 재직 중에 다단계와 유사수신 사건 1급 공인전문검사로 ‘블랙벨트(검은 띠)’를 받기도 했다. 또 이 변호사는 작년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검사 시절) 가정 주부나 노인 등 (다단계) 피해를 당한 분의 사연이 너무 안타까워서 이분들의 피해를 예방하며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고도 했다.

이종근 변호사가 다단계 사건 피의자들을 변호하며 거액의 수임료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법률사무소 ‘계단’의 이름이 다단계를 역순으로 써서 만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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