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동부 최전선 긴장 속 투스크 총리 안보불안 호소
"자주국방 필요…푸틴, 모스크바 테러 확전구실 삼을 수도"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유럽 전체가 전쟁 초입에 몰렸을 수 있다는 진단이 유럽 내에서 제기됐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29일(현지시간) 독일 디벨트 인터뷰에서 러시아 등의 위협에 맞서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투스크 총리는 "전쟁은 더 이상 과거의 개념이 아니다. 당장의 현실이고 2년 전부터 시작된 일"이라며 "우리는 '전쟁 전 시대'라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는 사실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동부 최전선이다.
동유럽, 특히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세력권에 있던 국가들은 러시아의 제국주의 성향이 부각되는 우크라이나전에 따른 불안이 더 크다.
그러나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지낸 글로벌 인사인 투스크 총리의 발언이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으로 관측되지는 않는다.
투스크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주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에서 발생한 테러를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할 구실로 삼을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푸틴은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이미 이번 공격에 대해 우크라이나를 비난하고 있다"며 "그는 우크라이나 민간 분야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2일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에 있는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는 총격·방화 테러가 발생해 최소 143명이 숨졌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테러 직후 배후를 자처했으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정보기관이 이에 연루됐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투스크 총리는 유럽의 국방력 강화 노력과 관련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강력한 동맹을 유지하는 동시에 "독립적이고 자급자족할 수 있는 국방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에서는 미국의 혼란스러운 정세와 맞물려 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11월 대선에서 재집권 가능성이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유럽을 향해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방위비를 증액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유럽 국가를 침공해도 내버려 두겠다는 말까지 꺼내기도 했다.
폴란드는 지난 10년간 병력 규모를 약 2배 늘렸고 올해 국방비의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를 넘겼다.
나토 회원국은 GDP의 2%를 국방비 지출 목표로 삼았는데 상당수는 이마저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폴란드는 독일, 프랑스와 지난 1991년 결성한 '바이마르 삼각동맹'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본래 폴란드를 비롯해 당시 공산주의에서 벗어난 동유럽권과 중·서부 유럽의 교류를 위해 만들어진 연합체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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