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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기시다, 미 의회 연설서 과거사 언급 ‘0’…아베보다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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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만 강조하며 “양국 글로벌 파트너십”

9년 전 아베는 “반성”…요미우리도 비판

경향신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미 하원 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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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과거사를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9년 전 아베 신조 전 총리는 “반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역사 인식이 전보다도 후퇴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2차 세계대전과 같은 과거사를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미래’를 재차 강조했다. 일본 외무성이 배포한 자료에 적힌 연설 제목도 ‘미래를 위해, 우리의 글로벌 파트너십’이었다.

기시다 총리는 연설에서 미국이 수십 년간 세계 평화와 안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며 “일본이 미국의 가장 가까운 친구로서 미국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이제 미국의 지역 파트너가 아니라 글로벌 파트너가 됐다”며 “양국 관계가 이처럼 긴밀하고 비전과 접근이 이렇게 일치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기시다 총리 측근을 인용해 “이번 연설은 과거에 대한 반성을 담지 않고 철저하게 미래 지향을 고집했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의 이번 상·하원 연설은 2015년 4월 아베 전 총리 이후 일본 총리로서는 9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라 관심을 모았다. 아베 전 총리는 2015년 합동 연설 당시 “우리는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의 마음으로 전후를 시작했다”며 “우리의 행위가 아시아 국가의 국민에게 고통을 주었다”고 밝혔다. “그것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역대 총리들이 표현한 (전쟁에 관한) 관점들을 계승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베 전 총리의 당시 연설도 ‘식민지배’나 ‘침략’ 등과 같은 표현이 나오지 않았고, 분명한 사죄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는 미·일 동맹 강화만 강조했을 뿐 과거사를 언급조차 하지 않아 과거 일본이 일으킨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역사 인식이 후퇴했다는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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