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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대마초 중독’ 남편의 기막힌 소송, 어떡하죠[양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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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영 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전영주 법무법인 숭인 구성원 변호사(가사법 전문 변호사)]

이데일리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왼쪽). △24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
전영주 법무법인 숭인 구성원 변호사 △가사법 전문 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아동청소년특별위원회 위원 △한부모가정법률지원특별위원회 위원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국제위원회 위원 △서울가정법원 외국인 소송구조 변호사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다수의 국내, 국제 가사 및 형사 사건 수행

저는 결혼 10년차, 8살 딸아이가 있습니다. 저는 한국 국적이고 남편은 미국 국적을 가졌죠.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 신고를 했고, 한국에서 생활하다가 5년 전 미국으로 이사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미국 생활은 악몽이었습니다. 남편은 친구들과 어울리며 대마초를 피우고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집에 들어왔죠. 그 정신으로 아이와 놀아준다며 아슬아슬하게 아이를 안고, 갑자기 아이를 차에 태우고 나가려고 하는 이상행동을 했습니다.

아이가 다칠 수도 있으니까 대마초는 피지 말아달라고 설득했지만, 남편은 미국에서 대마는 합법인데 왜 그러냐면서 오히려 화를 냈습니다. 남편과의 갈등은 점점 심각해졌고, 결국 당분간 별거를 하기로 했습니다.

초등학교까지는 아이가 한국에서 지내는 것으로 하고, 남편이 한국에 자주 와서 아이를 보는 것으로 협의했습니다. 8개월 전 저는 아이와 함께 한국 친정집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국에 온 이후 남편은 방문은커녕 연락조차 뜸해졌고, 저는 남편의 태도에 이혼 결심을 하고 이혼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기막히게도 한국 법원에 제가 불법으로 아이를 탈취했다며 아이를 미국으로 돌려보내라는 아동반환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딸아이를 미국에 돌려보내야 하는 걸까요?

-미국에서 남편이 아동반환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어떤 법적 근거로 소송을 한 건가요?

△그동안 부모 간에 양육권 다툼이 있는 경우 일방 배우자가 아동을 데리고 국외로 가서 일방적으로 연락을 차단해 버리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이런 경우 아동의 생활 환경에 큰 변화가 생기고 아이에게 정서적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헤이그국제사법회의 회원국들이 의견을 모아 1980년에 ‘헤이그국제아동탈취협약’을 만들었습니다. 이 협약은 양육권에 관한 본안 재판 전에 우선 아동을 원래 거주하던 곳으로 신속하게 반환시켜서 아동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 12월에 이 협약에 가입했습니다.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이하 헤이그협약)이 제정돼 2013년 3월1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헤이그협약에 따라 아동이 대한민국으로 불법적인 이동, 유치된 경우 양육권을 침해당한 자는 대한민국 법원에 아동반환소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헤이그협약에 규정된 예외 사항이 없는 한 아동이 신속하게 본래 거주하던 국가로 반환되는 판결이 내려집니다.

-사연자는 아이를 미국으로 꼭 돌려보내야 하나요?

△아동반환소송을 하게 되면 법원은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라 아동을 생활하던 곳으로 신속하게 반환하라는 판결을 내립니다. 하지만 아동을 반환하는 경우 아동의 권익이 침해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따라서 헤이그협약에서는 불법 이동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아동을 반환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 사유들을 정하고 있습니다.

법에서 정하는 예외 사유는 아동의 불법적인 이동 또는 유치일부터 1년이 지나 아동이 이미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을 때, 아동을 보호하는 자가 아동의 이동 또는 유치 당시에 실제로 양육권을 행사하지 않았거나 이동 또는 유치에 동의하거나 추인했을 때, 아동의 반환으로 인해 아동이 육체적 또는 정신적 위험에 노출되거나 그 밖에 견디기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될 중대한 위험이 있을 때, 아동이 반환에 이의를 제기하고 아동의 의견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할 정도의 연령과 성숙도에 이르렀다고 인정될 때, 아동의 반환이 대한민국의 인권 및 기본적 자유 보호에 관한 기본원칙에 의해 허용되지 않을 때를 예외 사유로 두고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사실을 입증한다면 아동이 미국으로 반환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미 아이가 한국 생활에 적응했는데도 아이를 미국으로 돌려보내야 하나요?

△아동이 불법적인 이동 또는 유치됐지만 아동의 불법적인 이동 또는 유치일로부터 1년이 지나 아동이 이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경우라면 아동반환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직 1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아동이 이미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아동반환판결이 내려지는 것을 막기 힘듭니다.

다만 아동반환에 대한 상대방의 사전 또는 사후 동의가 있었을 경우, 아동이 반환되면 아동에게 중대한 위험이 발생하는 경우, 아동이 반환되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 아동반환청구가 기각될 수 있습니다.

-사연의 경우 아이가 초등학교까지는 한국에서 지내기로 남편과 합의했는데요. 이 부분을 아이의 이동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는 없나요?

△사연자와 남편이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한국에서 양육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해도, 이는 혼인생활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 제4조 제4항 제2호에 속하는 ‘동의’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연자의 경우는 재판에서 남편이 아동의 상거소지(사실상 생활의 중심지로 일정기간 거주한 장소) 이동에 대해 ‘동의’를 한 경위, 아동의 현재 적응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주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편은 대마초 중독으로 양육할 환경이 안 되는데요. 그래도 아이를 미국에 보내야 하는 건가요?

△아동의 반환으로 아동이 육체적 또는 정신적 위해에 노출되거나 그 밖에 견디기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될 중대한 위험이 있다면 아동이 불법적으로 이동됐다고 하더라도 아동반환청구는 기각됩니다. 마약에 노출된 환경은 아동에게 중대한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해당 사실을 증명하면 아동의 반환을 막을 수 있습니다.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TV양소영’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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