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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엄마 아빠 사랑해요"…세월호 아이들이 남긴 마지막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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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 뭐, 괜찮겠지. 셀카 찍어야지"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앵커]

    계속해서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유가족들이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게 된 것은 휴대전화에 남긴 기록들을 통해서입니다. 저희는 세월호에서 나온 휴대전화 기록을 복원해 아이들의 목소리를 찾았습니다.

    강버들 기자입니다.

    [기자]

    '추억 많이 만들라'는 엄마 말에 준민이는 하트로 대답했습니다.

    수현이는 누나에게, 자기 없는 사이 금붕어 밥을 챙겨달라고 했습니다.

    평소와 다를 게 없는 대화였습니다.

    [아직 안 갈지 모른대요. 이 때가 (15일 밤) 8시 좀 넘어서였네.]

    날씨가 나빠 늦어진 출발.

    12시간 뒤, 아이들은 기울어지는 배 안에서 휴대전화를 들었습니다.

    [에이 뭐, 괜찮겠지. 셀카 찍어야지.]

    상황은 점점 심각해집니다.

    [타이타닉 된 거 같아.]

    [야 진짜, 이거 너무 심해. 이게(커튼이) 이렇다고 지금]

    구명조끼 입고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을 듣자니 불안합니다.

    [{계신 위치에서 움직이지 마시고…} 이런 상황에서도 막 그러지 않냐? 안전하니까 가만히 있으라고. 그러다 죽는 거잖아.]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집니다.

    [엄마한테 전화해볼까? 전화 안 터져? 망했다.]

    문자가 겨우 오갑니다.

    '당황하지 말아라' '밖으로 나와라' 해도, 아이들은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26번 시도 끝에 겨우 엄마와 닿은 통화.

    [잠깐 잠깐 했다 끊겼어요. '선생님이 위로 올라가라고 해서 올라갈게'. 그 통화가 마지막이었어요.]

    하지만 도우러 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아 너만은 제발 수학여행 가지마. 오빠처럼 되기 싫으면… 죽을 수 있을 것 같으니…엄마 아빠 사랑해요]

    [나는 살고 싶습니다. 아 진짜 나는…마지막으로,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혹시나 하며 이 영상을 남길 때도 아이들은 마지막 인사가 아니길 바랐을 겁니다.

    [영상자막 장희정]

    강버들 기자 , 유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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