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기동순찰대 대원들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일대를 순찰하고 있다. 기동순찰대는 범행 시간·장소 예측이 어려운 이상동기범죄 및 강력사건 등 집중적인 경찰력 투입이 필요한 경우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2월 만들어진 전담조직이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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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일 났어?”
지난 16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 푸른색 제복을 입은 경찰관 7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공원에서 장기를 두던 노인들은 이들의 등장에 연신 주위를 둘러봤다. 대개 2인1조인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과 달리 7명이 우르르 등장한 경찰관을 본 시민들은 의아한 눈빛이었다.
가장 계급이 높은 경찰관이 노인들에게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었다. “어르신, 점심은 드셨습니까? 오늘 술은 드시지 마세요.” 노인은 “알겠다”며 손사레를 쳤지만 놀란 기색은 남았다.
이들은 지난 2월 출범한 서울경찰청 기동순찰1대 소속 경찰관들이었다. 지난 15일로 기동순찰대는 출범 50일을 맞았다. 지난해 서울 신림동 흉기난동, 경기 성남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등 연이어 일어난 무차별 범죄 사건을 계기로 범죄 예방과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신설된 조직이다. 전국에 28개의 순찰대가, 서울에 4개의 순찰대가 배치됐다. 1개 순찰대는 12개 팀으로 구성됐다. 1개 팀은 팀원이 7명 정도다.
이날 탑골공원을 도보 순찰한 기동순찰1대는 종로3가 일대를 걸어 다니며 순찰을 했다. 돈의동 쪽방촌 골목에선 폐쇄회로(CC) TV에 설치된 비상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했다. 탑골공원 옆 송해길에선 탑차와 오토바이 등 불법 주·정차 차량 4대를 단속했다. 종로 귀금속 거리에선 상인들을 만나 영업시간이 어떻게 되는지 묻고 어떤 범죄 우려가 있는지를 들었다.
이들을 본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귀금속 거리 상인 강병록씨는 “귀금속 상가에서 절도나 날치기가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정복 입은 경찰들이 돌아다니면 경각심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돈의동 주민 이모씨는 “길에서 담배를 피우고 소변들을 봐서 악취가 심한데 경찰이 순찰을 하면서 위생적으로 방범 활동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순찰 행렬을 보던 일부 시민은 “경찰이 이렇게 매일 나오지 않는다”며 “보여주기식 순찰 아니냐”고 말했다.
경찰 기동순찰대 대원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대를 순찰하던 중 불법 주·정차 단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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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 활동이 범죄 예방 효과가 낮아 불필요한 경찰 조직개편이라는 내부 비판도 여전하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가 경찰 4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6일까지 진행한 경찰 조직개편안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경찰관 90% 이상이 조직개편에 반대하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민관기 직협 위원장은 “수사 전문 인력을 낭비하고 있다”며 “기동순찰대가 하겠다는 도보 순찰이 과연 경찰관이라는 전문인력을 투입해서 얻어야 할 효과인지, 아니면 시민방범대 등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동순찰대는 2014년에도 출범했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고 폐지된 바 있다. 당시 강력범죄에 광역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기동순찰대가 112 신고 출동 업무에 치중하면서 기존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과 역할이 겹치고 업무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지적에 대해 한승일 경찰청 범죄예방기획계장은 “대민 업무 접점에 있는 지역 경찰 기능에는 손대지 않고 경찰청 등 내근 인력을 슬림화해 2668명을 확보해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범죄 예방과 치안 수요에 맞는 활동을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112 신고가 줄고 현장 출동 업무가 줄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아직 50일에 불과하므로 최소 3개월 이상 운영하면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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