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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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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송영길 지지자 비난에 상처”…재판부 “분풀이 방청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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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으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재판에서 “지지자들의 비난 때문에 괴롭다”며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허경무) 심리로 열린 송 전 대표의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법정 밖에서 마주친 검사들을 비난하고 비아냥거리는 게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며 “검사들도 상처받고 괴로워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은 “이를 우려해 일부 증인들은 출석을 피하려고 하거나 보호시스템을 요청하고 있다”며 “법원의 정당한 사법권 행사를 저해하고 법정 질서를 모독하는 행위이기에 자제해달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재판부는 방청객들을 향해 “여러분은 분풀이하려고 방청석에 있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한쪽을 비난하거나 답답한 심정을 욕하면서 해소하려고 온다면 방청 자격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런 식이면 비공개 재판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검사들도 심리적 동요가 있는데 증인들이 불리한 증언을 할 경우 여러분은 더 하실 것 아니냐”며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없다면 법정에 나오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송 전 대표에게 민원을 청탁한 것으로 알려진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달 27일 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때 재판부에 증인보호를 신청했다고 한다. 재판부는 해당 재판을 시작하며 법정에 온 지지자들에게 “재판 진행에 방해되는 행위는 주의해달라”고 했었다. 재판 도중 한 지지자가 유튜브 영상을 재생해 퇴정당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선 검찰이 송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으로 지목한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의 기부자 2명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송 전 대표의 고교 동문이자 화장품 제조사를 운영하는 A씨는 2021년 먹사연에 1억원을 기부한 경위에 대해 “그해 3월 먹사연 상임이사 박모씨한테 경영상 어려움 등에 대해 듣고 먼저 기부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A씨는 “당시 박씨는 먹사연이 송 대표를 돕는 단체라고 설명했다”고 증언했다. “먹사연과 송 전 대표가 관련 없었다면 기부하지 않았을 것인가”라는 검찰 측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A씨는 약 한 달 후인 2021년 4월 송 전 대표가 제21대 총선 후보자로서 선거운동을 하던 중 자신의 공장을 찾아와 10분가량 차를 마셨고 같은 날 먹사연에 1억원을 송금했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3000만원을 기부한 B씨에겐 “위증하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증인은 3000만원을 후원하는 이유가 먹사연과 송 전 대표가 관련돼 있기 때문이 아니라 먹사연의 취지가 좋아서 후원한 것이라고 말씀하신다”며 “(먹사연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증인은 3000만원을 기부하고도 먹사연이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인지 확인해보지 않았다”며 “확인은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B씨는 “시간이 가고 모든 것을 알게 될 것이라 믿어 신경쓰지 않았다”고 했다. 또 “먹사연 사무실에 방문했을 당시 관계자들이 송 전 대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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