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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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20만원대 초저가 스마트폰을 판매 중인 중국 스마트폰 회사 트랜션(Transsion)이 올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며 4위에 올랐다. 아프리카, 남아시아 등에서 ‘박리다매’ 전략을 펼친 것이 적중했다. 올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7.8% 늘어나는 상황에서 트랜션의 출하량은 85%나 폭증했다.

18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트랜션은 올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285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540만대) 대비 84.9% 늘어난 수치다.

트랜션은 지난해 1분기까지 스마트폰 판매 상위 5개 업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 중국 비보를 꺾고 5위로 부상했다. 이후 매분기 출하량을 늘려가면서 지난해 4분기에는 오포를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4위가 됐다. 트랜션은 연말연초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판매량을 더 늘려 오포와의 격차를 벌렸다.

◇ 저렴하지만 성능은 뛰어나… 듀얼 심 기능 필수 제공

트랜션은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시장에서 10만~20만원대 저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중국 업체다. 텐센트, ZTE를 거친 주자오장 최고경영자(CEO)가 2006년 설립해 테크노(Tecno), 인피닉스(Infinix), 아이텔(Itel) 등 초저가형 스마트폰 브랜드를 구축했다. 주자오장 CEO는 2017년 스마트폰 시장이 연평균 20% 성장하는 상황에서도 아프리카 시장에 피처폰을 집중 판매해 중국 최대 휴대폰 수출업체 타이틀을 얻었다. 당시 그는 중국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트랜션은 애플, 삼성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고소득자를 타깃으로 하지 않는다”라며 “누군가는 여전히 피처폰과 초저가 스마트폰을 원한다”라고 했다.

트랜션의 스마트폰 1대당 평균판매가격(ASP)은 90달러(약 13만원) 수준으로 낮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ASP는 각각 330달러(약 43만원), 990달러(약 130만원)다. 트랜션의 가장 비싼 스마트폰 제품은 200달러(약 27만원)를 넘지 않는다. 그럼에도 성능 측면에선 호평을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피부색이 어두운 아프리카 소비자를 위해 카메라 노출을 밝게 보정해 인물 사진이 잘 나오게 하고, 잦은 정전에 대비하기 위해 5000mA 이상 고용량 배터리를 채택했다. 여기에 선불 유심을 주로 쓰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2개의 유심을 이용할 수 있는 듀얼 심 기능도 필수로 제공한다.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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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올해 신흥 시장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5~2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트랜션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트랜션은 나이지리아, 케냐, 파키스탄 등 아프리카 시장에서 50%(지난해 말 기준)가 넘는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위 삼성전자(22%), 3위 샤오미(10%) 4위 오포(5%), 5위 리얼미(4%)의 점유율을 다 합쳐도 트랜션의 점유율에 미치지 못한다.

◇ 인도 공략 속도… 샤오미·삼성과 저가폰 시장서 경쟁

트랜션의 성장세는 앞으로 더 빨라질 수 있다. 14억 인구 대국 인도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랜션은 최근 인도 1위 전자제품 제조사인 딕슨테크놀로지와 인도 사업부 매각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트랜션은 중국 샤오미와 직접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트랜션이 판매 중인 스마트폰이 샤오미의 10만~20만원대 스마트폰과 성능·디자인 면에서 유사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도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M 시리즈, F 시리즈 등 20만원대 저가 제품 판매를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카날리스는 “시장이 프리미엄과 저가로 점점 양극화되면서 트랜션은 당분간 샤오미와 직접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저가 제품으로 신흥 시장을 공략 중인 삼성전자와도 경쟁할 수 있다”라고 했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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