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사스 등 공기 통한 감염병 전파 경로도 정리
표면에 붙는 큰비말보다 떠다니는 미세비말이 바이러스 더 전파
코로나19 팬데믹 |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코로나19 등 공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감염병의 전파 원리를 둘러싸고 빚어진 혼선을 세계보건기구(WHO)가 정리하고 용어를 통일했다.
WHO는 18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신종 인플루엔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모든 병원체 입자를 '감염성 호흡기 입자'(IRP·Infectious Respiratory Particle)로 지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IRP는 결핵이나 홍역 등 다른 호흡기 감염에도 적용된다.
이처럼 호흡기 감염병을 옮기는 병원체를 IRP라는 용어로 통일한 건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한동안 감염병 전파 원리에 대해 혼선이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는 환자가 재채기 등을 하면서 방출하는 비말(침방울)로 바이러스가 전파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일정 크기 이상의 비말이 튀어나와 가라앉으면서 특정한 표면에 들러붙고 이를 다른 사람이 접촉하면서 바이러스가 옮겨진다는 견해를 낳았다. 마스크 착용보다 손 씻기가 우선이라는 지침은 이런 견해를 과도하게 해석한 결과로 여겨진다.
그러나 연구 사례가 축적되면서 전문가들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미세 비말이 환자의 호흡기 등을 통해 방출된 후 공기 중에 떠다니며 병을 옮기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고 결론 내렸다.
WHO는 '침방울', '에어로졸' 등 병을 옮기는 입자의 형태를 둘러싸고 보건의료계가 제각각 다른 용어를 쓰면서 혼선이 더 커졌다고 봤다.
환자에게서 나온 병원체가 공기 중에 방출돼 타인에게 옮겨진다는 점은 다를 게 없지만 용어가 제각각이다 보니 사람들이 병을 이해하고 예방하는 데에도 차이가 빚어진다는 것이다.
제레미 파라 WHO 수석과학자는 "IRP라는 새 용어에 대해 폭넓은 합의가 이뤄지면 학문 전반에 걸쳐 협력이 더 쉬워질 뿐 아니라 병에 대해 잘못된 구분을 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WHO는 병원체 용어를 IRP로 통일하지만 공기를 통한 감염 전파 방식의 유형은 여전히 2가지로 구분한다고 밝혔다.
한 가지는 IRP가 공기 중에 배출돼 다른 사람이 이를 흡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IRP가 공기로 배출된 후 근처에 있는 다른 사람의 입이나 코, 눈 등에 직접 침착하는 것이라고 WHO는 소개했다.
WHO는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을 모아 용어에 대해 합의를 하기까지 2년 넘게 걸렸다"며 "이번 합의가 공기를 통해 전염되는 질병에 대한 더 나은 이해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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