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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HDC현산, ‘안성 가유 물류센터’ 개발사업 놓고 시행사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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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2000억원대 경기도 ‘안성 가유지구 물류센터’(안성 물류센터) 개발사업을 놓고 시행사와 갈등을 겪고 있다. HDC현산은 약속한 기한 안에 물류센터 준공을 못하자, 대주단으로부터 채무를 인수, 이후 공매로 넘긴 뒤 다시 낙찰받았다. 이 과정에서 안성 물류센터 시행사인 고삼물류는 토지매입비와 사업추진비 등을 모두 잃게 됐다는 입장이다.

조선비즈

경기 안성시 고삼면 가유리 안성 가유지구 물류센터 공사 현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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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안성 가유지구 물류센터 시행사인 고삼물류는 지난 1월 22일 시공사인 HDC현산을 상대로 담보권 행사 금지 가처분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고삼물류와 HDC현산은 지난 2월 16일 법원 심문기일 종결 후 보충 서류를 제출한 뒤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안성 물류센터 개발사업은 경기 안성시 고삼면 가유리 일대 연면적 8만6164㎡ 규모 상온‧저온 물류창고를 짓는 프로젝트다.

사건의 발단은 2022년 5월 HDC현산이 안성 물류센터 개발사업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2021년 5월 HDC현산은 고삼물류와 공사 도급계약 당시 3.3㎡당 350만원의 공사비 총액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2년 4월 설계 변경과 물가 인상분을 반영해 3.3㎡당 55만원(총 264억원)의 공사비를 추가로 인상해달라고 고삼물류에 요구했다.

고삼물류 측은 안성 물류센터의 시행이윤을 22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HDC현산이 이를 뛰어넘는 264억원의 공사비 추가 인상이라는 무리한 요구와 함께 책임준공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삼물류 관계자는 “HDC현산은 공사비 인상을 요구한 뒤 1년 가까이 공사 도급 변경계약에 응하지 않은 데다 견적 공사비 검증 기간으로 8개월을 넘게 소요시켰다”며 “결국 2022년 싱가폴 투자청(GIC)이 투자할 예정이었던 부동산 펀드에 선매각하려고 했던 시행 계획이 물거품이 됐고, 기존 1270억원 규모 PF 대출 리파이낸싱(차환)도 실패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HDC현산은 책임준공 기한인 지난해 12월 14일까지 해당 물류창고 공사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올해 3월 말 기준 공정률은 65%에 머물러있다. 이에 HDC현산은 지난해 12월 22일 고삼물류의 995억원 규모 PF 대출 채무를 인수했다. 안성 물류센터는 결국 지난 3월 말 최저 입찰가 1432억원으로 공매가 이뤄졌고, 3차례 유찰된 뒤 HDC현산의 단독 입찰로 1044억원에 낙찰받아 자체사업으로 전환했다.

이에 고삼물류 측은 HDC현산이 책임준공 기한까지 야간 추가공사(돌관공사) 등 준공 의무를 다하기 위한 노력에 소홀했다고 주장한다. 또 HDC현산이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PF 대출에 대한 대위변제를 하고 공매로 넘긴 뒤 직접 입찰에 참여해 사업권을 저렴한 가격에 가져갔다는 입장이다.

고삼물류 관계자는 “안성 물류센터의 준공 후 예상 감정평가액은 2000억원 규모인데 HDC현산은 공매를 통해 1000억원 수준으로 절반 가격에 사업권을 가져간 것”이라고 했다.

HDC현산 측은 고삼물류의 토석채취허가 등 사업 인허가 과정이 길어지면서 착공이 지연됐다고 반박했다. 또 PF 대출 채무 인수 후 공매로 이어진 담보권 행사에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시행사가 선매각과 대출 기간 연장을 하겠다고 약속한 뒤 이를 지키지 못해 책임 준공 기간이 도과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시행사가 선매각에 실패하고 대출만기 연장에 실패하는 등 시행사 귀책 사유로 HDC현산이 채무를 인수하게 된 것”이라며 “돌관공사는 시공사의 의무가 아니고, 공매 역시 감정평가를 통한 객관적인 금액으로 낙찰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윤 기자(jy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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