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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與 2차 당선자 총회도 비대위 성격 결론 못내… 낙선자들 “중수청 못잡으면 미래 없어”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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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이 비대위장 추천키로

원외 160명 “재창당 수준 혁신”

국민의힘이 4·10총선 참패 12일째인 22일 2차 당선인 총회를 열었지만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을 관리형으로 할지, 혁신형으로 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 낙선자가 중심인 원외 조직위원장 160명이 당 지도부에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요청한다”며 혁신형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요구한 것과 온도차를 드러낸 것이다. 총선 백서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은 조정훈 당선인(서울 마포갑)이 맡기로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간가량 진행된 당선인 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비대위원장을 추천해 필요 절차를 밟는 것으로 당선인들의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수도권과 소장파를 중심으로 “총선 참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윤 원내대표도 물러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윤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했다.

한 당선인은 통화에서 “비대위원장이 누구냐에 따라 비대위 성격이 달라질 것 같다”라면서도 “대체로 전당대회를 빨리 치러야 한다는 분위기라 관리형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했다.

이날 총회에서 당선인들은 총선 결과와 21대 국회를 반성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발언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총회 1시간이 지나자 당선인 10여 명이 각자 “일정이 있다”며 속속 빠져나갔다. 한 당선인은 “이야기가 쳇바퀴를 돌다가 ‘하여튼 비대위를 빨리 구성하자’며 서둘러 마쳤다”고 했다.

수도권 등 험지에서 낙선한 국민의힘 후보들은 “선거 기간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과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것에만 매몰됐다. 중수청(중도 수도권 청년)을 잡지 못하면 당의 미래가 없다”며 위기 불감증에 빠진 당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승환(서울 중랑을), 함운경(서울 마포을), 박상수(인천 서갑) 전 후보 등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에 맞선 공약을 제시하지 못한 점 등을 패배 원인으로 꼽았다.

이 전 후보는 “국민들 눈에 우리는 무능한 조폭, 민주당은 유능한 양아치로 보였다”고 지적했다. 박상수 전 후보는 “민주당이 내건 ‘1인당 25만 원’ 현금성 복지 공약이 서민들에게 강력한 유인이 됐지만 우리는 맞설 무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세미나를 주최한 윤상현 의원(4선)은 “가장 경계할 것은 대참패에도 불구하고 시끄러운 토론회를 불편해하는 공동묘지 같은 분위기”라며 “무난한 대응은 무난한 패배를 자초할 뿐”이라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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