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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시위와 파업

[핫코너] ‘파업 의사’ 못 오게 한 미쉐린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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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의협 회장 비판 글 올려

조선일보

서울 마포구의 레스토랑 ‘일 베키오’ 사장 A씨가 포털 사이트 식당 예약 페이지에 올린 글. /네이버


서울 마포구의 한 미쉐린 레스토랑이 “의료 파업 관계자의 식당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 파업한 전공의를 ‘최소한의 직업윤리와 사명감이 없는 사람들’로 규정했고, 이들에게 음식을 팔고 싶지 않다고 했다.

마포구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 베키오’ 사장 A씨는 22일 본지와 만나 “최근 가족과 관련된 일 때문에 대형 병원에 갔다가 부당함을 느껴 의료 파업과 관련된 사람들을 가게에 받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정치적 목적은 없고, 온전히 시민 개인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전공의 파업 이후 대형 병원은 파행 운영되고 있다. A씨 역시 가족과 함께 대형 병원을 찾았지만 제대로 된 처치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어떤 정치 단체에도 소속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A씨가 운영 중인 식당은 작년 7월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4′에 선정됐다.

A씨는 지난 20일 식당 인스타그램과 포털 사이트 예약 페이지에 “잠정적으로 당분간 의료 파업에 동참하고 계시는 관계자를 모시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놓고서까지 쟁취하려는 게 도대체 무엇입니까”라며 “수술대를 찾지 못해 병원 응급실에 가서조차도 119에 전화를 해 수소문을 해야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했다. A씨는 “현실적으로 파업 의사가 식당에 온다면 출입을 막을 방법은 없지만, 진심으로 받고 싶지 않다”고 했다.

A씨의 조치로 의사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커지자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페이스북에 비판 글을 올렸다. 그는 “정부에서 출국 금지를 당했는데 식당에서도 출입 금지를 당했다”며 “식당은 사람을 가려 받아도, 병·의원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의사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은 A씨 식당 인스타그램 등에 항의글을 올렸다. A씨 가게 인터넷 리뷰에는 22일 하루에만 별점 1점짜리 후기가 수백 개 달렸다. 반면 “조만간 가족들과 식사하러 가겠다” “의식 있는 분이 원칙대로 경영하는 훌륭한 식당”이라는 댓글을 다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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