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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3高 신음하는 한국경제]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 “정부 재정건전성 확보…기업 규제 완화·투자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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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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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고(高) 악순환 극복하기 위해선 무조건적인 돈 풀기 정책은 지양하고,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데 집중해야 한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이 이어지면서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이른바 ‘3고’ 현상이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특히 중동 위기로 촉발된 고유가 현상이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등에 따른 고환율 등 외부 변수는 정부가 나서 현실적으로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4·10 총선에서 나온 공약과 정책 중 우선순위를 정해 시행함으로써 재정 확대 부담을 줄이고 기업의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내수를 진작해야 한다는 제언이 제기됐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는 23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경제는 이례적인 ‘나 홀로 호황’에 따른 달러화 강세를 나타내면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 시장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며 “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금융 시장의 변동성도 당분간 확대돼 고환율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00원에 도달했다. 환율이 1400원대로 오른 건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금리 인상에 이어 이번까지 네 차례밖에 없었다. 이에 한·미·일 3국 재무장관들은 17일(현지 시각) 미국 재무부에서 원화와 엔화 급락에 대해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하며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 소식이 전해지자 환율은 다시 휘청거렸다.

오 원장은 “미국의 경우 이례적인 호황을 나타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낮출 상황이 아니다”라며 “그렇다고 우리나라도 고환율에 대응해 금리를 높일 수 없기 때문에 미 연준의 금리 인하 때까지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물가 상승을 이끄는 농산물 가격 문제를 수입산 농수산물 확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오 원장은 주장했다. 오 원장은 “원유는 다양한 산업의 원재료로 활용되고 에너지 가격과도 밀접하기 때문에 원유 가격이 오르면 사실상 거의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이 덩달아 오르게 된다”며 “또한 한국의 고물가는 과일 등 농수산물을 중심으로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일과 채소 등을 중심으로 먹거리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며 “과일 가격이 오르면서 정부가 수입 과일을 확대하는 것처럼 채소도 수입을 확대하는 등으로 발 빠르게 대응해 서민들의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오 원장은 총선이 끝나고 대외경제 환경이 불확실한 현재, 주요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는 서민 경제를 살린다는 이유로 돈을 푸는 방향의 여러 공약들이 나왔다”며 “하지만 정부가 돈을 풀면 오히려 물가가 상승해 서민이 더 힘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야 간 합의를 통해서 당장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급한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해 시행해야 하며, 무조건적인 돈 풀기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시다발적으로 들이닥친 3고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물가와 금융시장의 안정, 투자 활성화 등 경제 회복을 위한 과제를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가계부채가 1800조원이 넘어가면서 국민들이 소비를 안 늘리고, 국내 기업은 내수가 침체되면서 실적 회복이 어려운 악순환을 겪고 있다”며 “기업은 투자를 하지 못하고 동시에 고용 창출도 못하기 때문에, 이는 서민 경제에 또다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투자 여건을 개선해 줘야 한다”며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규제를 과감히 없애고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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