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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테슬라 내일 새벽 실적 발표…로보택시 우선전략, 의미가 중요[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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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머니투데이

올들어 테슬라 주가 추이/그래픽=조수아




테슬라가 23일 장 마감 후(한국시간 24일 오전 5시 이후)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미 실적 부진은 기정사실로 굳어진 상황에서 테슬라가 전기차에 대한 수요 약화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가격 인하, 이에 따른 이익률 축소, 결론적인 주가 하락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단초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블룸버그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테슬라는 올 1분기에 0.52달러의 조정 주당순이익(EPS)과 223억100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렸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널리스트들의 매출액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5%가량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발표된다면 코로나 팬데믹으로 혼란을 겪었던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4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 급감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엑 감소와 수익성 하락은 올 1분기 테슬라의 전기차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8% 줄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올 1분기 전기차 인도량이 38만6810대로 시장 컨센서스인 44만9080대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올 1분기에는 전기차 생산량이 43만3371대로 인도량을 약 4만6500대 웃돌아 수요 부진으로 전기차 재고가 늘어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로 테슬라는 올들어 재고 정리를 위해서인지 전기차 가격을 잇달아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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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분기별 전기차 인도량/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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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가격 인하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올 1분기 총 이익률이 2017년 초 이후 7년만에 가장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7년은 테슬라의 첫번째 대중적인 차량인 모델 3 생산이 막 시작됐던 때다.

테슬라의 올 1분기 잉여 현금흐름이 2020년 초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바클레이즈의 애널리스트인 댄 레비는 올 1분기에 "약간의 마이너스" 잉여 현금흐름을 예상했고 UBS의 애널리스트인 조셉 스팍은 "잉여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모델 2 출시는 언제?

이번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주시하는 것은 2만5000달러 수준의 저가형 전기차, 이른바 모델 2가 언제 출시될 것이냐 하는 점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때 저가형 전기차가 개발 중에 있고 가장 낙관적인 생산 시작 시점은 내년 하반기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5일 테슬라가 중국과 경쟁이 치열한 저가형 전기차 개발을 포기하고 로보택시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로이터 보도가 나오면서 모델 2 생산 일정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즉각 로이터 보도를 "거짓"이라고 부인했지만 운전자 없이 주행이 가능한 로보택시에 집중하는 것은 "분명한 움직임"이라며 오는 8월8일에 로보택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애널리스트들은 전략상 로보택시보다 저가형 전기차가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테슬라가 수요 부진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저가형 전기차로 도달 가능한 자동차시장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테슬라는 지난해 11월에 사이버트럭을 출시했으나 예상했던 것보다 가격이 비싼데다 제조 공정의 어려움 등으로 당분간 대량 생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모델 2가 나올 때까지 모델 Y와 모델 3의 뒤를 잇는 대중적인 신차 모델이 사실상 부재한 셈이다.

테슬라 주주인 퓨처펀드의 경영 파트너 게리 블랙은 "머스크가 2만5000달러짜리 전기차의 출시 타이밍을 어떻게 결정하는지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며 머스크가 "로보택시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지만" 여전히 저가형 전기차가 2026년에는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클레이즈의 레비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모델 2에 대한 계획이 가장 많은 관심을 끌겠지만 만족스러운 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신차 출시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과 내용을 친절하게 설명한 전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로보택시, 반전 카드 될까

이번 실적 발표에서 주목해야 할 두번째 이슈는 로보택시다. 머스크는 로보택시를 오는 8월8일에 공개한다고 밝혔을 뿐 언제 기술이 완성돼 규제 절차를 밟아 출시될 수 있는지 상세한 내용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테슬라 주가가 올들어 43% 급락했음에도 주주들은 여전히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자동차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주가를 반전시킬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테슬라의 15대 주주 가운데 하나인 베일리 기퍼드의 톰 슬레이터는 올해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이 "더 잠잠해질 것"이라면서도 "최신 버전의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용 후기를 보면 엄청난 도약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 주주인 링고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경영 파트너인 제임스 앤더슨은 FT에 테슬라가 로보택시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데 대해 "좋은 전환인지 아닌지는 자율주행으로의 중심축 이동이 가져올 결과에 따라 결정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통스러운 주주 교체 진행될까

반면 테슬라가 로보택시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것과 관련해 투자자들에게 고통스러운 인식 전환이 요구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주 모델 2 생산이 미뤄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한 도이치뱅크의 애널리스트인 엠마누엘 로즈너는 "우리는 테슬라의 변화를 논점의 변화로 보고 있다"며 "자동차 소유권 기반에서 잠재적으로 고통스러운 전환의 시기를 겪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로보택시는 개인이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로보택시를 불러 택시처럼 이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자율주행 차량이기 때문에 이용료가 크게 저렴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즈너는 테슬라가 저가형 전기차를 만들어 판매량을 늘리는 것보다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기존 자동차회사와 다른 길을 걸으려 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와 관련해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과 비용 우위에 집중했던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버리고 떠날 수 있으며 결국은 더 긴 안목을 가진 AI(인공지능) 및 기술 투자자들이 이들을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머스크의 로보택시 우선 전략에 대해 "자율주행 기술에 올인하는데는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FT는 테슬라가 대규모 전기차회사가 될 것인지, 소규모 자율주행 기술 제공업체가 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가 어느 길을 갈 것인지는 저가형 전기차와 로보택시의 개발 로드맵을 어떻게 설정해 실행할 것인가에 달려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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