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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당신은 권고사직 대상입니다”...‘이 회사’마저 5% 감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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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체질개선
비개발·지원조직 대상


매일경제

엔씨소프트 [연합뉴스]


연이은 실적 부진과 주가 폭락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비개발·지원 조직의 저성과자 등을 중심으로 인력 감축에 나선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구체적인 규모는 공식화되지 않았으나, 전체 인력 가운데 최소 5% 이상이 권고사직 절차를 밟게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엔씨소프트 복수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내부 평가 최하위 등급에 속한 백오피스 인력 등을 대상으로 개별 당사자에게 권고사직을 순차 통보하고 있다. 이미 일선 조직장 단위에선 자신이 이끌고 있는 팀의 인력 감축 규모에 대해 사측으로부터 안내를 받은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인력 감축 대상이 된 이들은 빠르면 내달 초부터 퇴직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 한 직원은 “권고 사직 대상자로 선정된 일부 직원들의 소식이 전사 조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인력 감축 작업이 어느 정도 규모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엔씨소프트 내부적으로는 개발 조직도 저성과자에 한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측은 “체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으로, (구조조정) 인력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게임업계에선 엔씨소프트가 본격적인 구조조정 신호탄을 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엔씨소프트는 국내 주요 게임사 가운데 인력이 가장 많은 회사로, 현재 총 직원수가 5000명이 넘는다. 2016년 2500여명 수준이었던 직원수는 불과 8년 만에 두배나 늘었다. 코로나19 시기 게임업계 호황으로 인력을 빠르게 늘린 영향이 컸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실적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인건비 등 비용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년 전보다 30% 감소한 1조779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75% 급감한 1373억원에 그쳤다. 엔씨소프트의 대표적인 캐시카우인 ‘리니지’ 모바일 게임 시리즈의 매출 감소와 더불어 신작 부진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올해 1분기 실적도 크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엔터테인먼트, 인공지(AI) 금융 등 일부 신사업을 접기도 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전사 조직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할 경우 필수 인력까지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엔씨소프트 또 다른 관계자는 “크고 작은 조직 단위별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게임을 비롯해 회사 전반 사업 포트폴리오를 면밀히 들여다보면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해 나가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달 공동대표 체제 정식 출범을 앞두고 가진 미디어 대상 설명회에서 “숫자에만 치중한 효율화는 기업의 경쟁력과 뿌리를 없앤다”면서 “모든 부서가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상호 보완할 수 있는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박 대표는 모든 구성원이 정확하게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역량 평가 시스템 구축하고 조직별, 구성원별 역할과 목표를 명확히 함으로써 책임과 그에 준하는 성과 보상체계를 확립하려는 복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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