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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벌금내도 인생사진 찍자"…하와이 '천국의 계단' 결국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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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철거하는 데에만 6개월 소요돼

2차 대전 중 미 해군이 군사 목적으로 지어

'천국의 계단'이라고 불려온 하와이 오아후(Oahau)섬의 랜드마크인 '하이쿠 계단(Haiku Stairs)'이 결국 철거에 들어간다. 이 계단에 올라 '인생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 때문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하와이 호놀룰루시 정부는 이날 오아후섬에 위치한 '하이쿠 계단'을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철거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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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이 금지됐지만 하이쿠 계단을 찾는 사람들이 한해 4천명이나 된다. 이 계단 철거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계속돼 왔다. 사진은 하이쿠계단의 친구들이라는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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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단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 해군이 군사 목적으로 지었다. 오아후 동부 코올라우(Ko'olau) 산 능선을 따라 3922개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하와이 절경이 펼쳐진다. 하와이주 정부는 안전상의 이유로 1987년부터 이 계단을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출입 시 1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했다. 2012년 한 남성이 이 계단을 오르다 사망한 적도 있다. '천국의 계단'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그러나 계단을 몰래 찾는 이들은 지속해서 늘어났다.

사망사고, 과태료 부과 조처에도 관광객들은 아름다운 풍경과 인생 샷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계단을 끊임없이 올랐다. 하와이주 정부 추산 매년 4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래 오른다. 하와이 거주민 단체가 공식 입장료를 받고 일일 입장 제한을 두자고 제안했지만, 주 정부는 지난 2021년 하이쿠 계단을 아예 철거하기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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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계단'이라고 불려온 하와이 오아후(Oahau)섬의 랜드마크인 '하이쿠 계단(Haiku Stairs)'이 결국 철거에 들어간다.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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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보호와 소음으로 인한 현지인 피해를 막고, 미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몰래 방문한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소음을 일으킨 탓에 근처 주민들이 고초를 겪어왔다. 완전히 철거하는 데에는 6개월이 소요되고, 비용은 250만 달러가 들 전망이다. 릭 블랑지아디(Rick Blangiardi) 호놀룰루 시장은 "안전상의 이유로 계단 출입을 금지했지만 매년 수천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래 하이쿠 계단을 올라 철거를 결정한다"며 "갑작스럽게 내린 결정은 아니라 본격적인 철거 작업을 이제 시작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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