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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햇빛을 바람 삼아…우주돛배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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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 항공우주국의 우주돛배 실증기 ACS3가 지구 저궤도를 항행하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 미 항공우주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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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군집위성 1호도 함께 실려 발사





미 항공우주국(나사)이 태양에서 날아오는 햇빛 입자를 바람처럼 이용해 우주를 날아가는 우주선 ‘솔라 세일’(태양 돛이란 뜻)을 발사했다.



나사는 24일 오전 10시30분(한국시각 오전 7시30분) 뉴질랜드 마히아반도 발사장에서 로켓랩의 일렉트론 로켓에 실어 솔라 세일을 고도 1000km 궤도로 쏘아 올렸다고 밝혔다. 한국의 지구관측용 초소형 군집위성 1호도 이 로켓에 함께 실려 발사됐다.



ACS3(Advanced Composite Solar Sail System)라는 이름의 이 우주선은 본체는 전자레인지 크기만 하며, 돛은 폭이 9미터인 사각형 보자기 모양(80㎡)이다. 우주돛은 4개의 삼각형 돛으로 구성돼 있다.



우주돛배라고도 불리는 이 우주선은 태양에서 날아오는 광자를 이용해 추진력을 얻는다. 광자의 운동 에너지를 돛으로 반사시켜, 이때 생기는 반발력을 동력원으로 삼는다. 우주돛이 실용화되면 별도의 연료 추진 시스템이 필요 없기 때문에 더 저렴한 비용으로 더 긴 기간 동안 우주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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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랩의 일렉트론 로켓이 24일 뉴질랜드에서 미 항공우주국의 우주돛배 실증기를 싣고 날아오르고 있다. 로켓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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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대신 탄소섬유 이용해 실용성 높여





우주돛배는 앞으로 2개월간 궤도를 돌며 기술을 검증한다. 나사는 이번 임무에 사용한 기술로 최대 농구장 크기(500㎡)의 우주돛까지 가능하며, 앞으로 축구장 절반 정도 크기까지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주돛의 방향에 따라서는 지상에서도 우주돛배를 볼 수 있다. 나사는 “돛을 적절한 방향으로 조정하면 햇빛이 반사되면서 밤하늘에서 가장 작은 별인 시리우스만큼 밝게 빛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주돛배 발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일본의 이카로스 우주선이 처음으로 우주돛배 방식의 항행을 시연했고, 이어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이 설립한 미국 행성협회가 2019년 라이트세일2를 고도 700km 우주에 배치해 2022년까지 시험 운용한 바 있다.



나사와 기존 우주돛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우주돛의 소재다. 기존의 우주돛은 금속을 소재로 사용한 반면 나사의 우주돛은 탄소섬유를 이용한 복합소재를 사용했다. 금속은 무겁과 온도 변화에 따라 휘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탄소섬유 복합 소재는 가볍고 유연하고 단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용성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간 셈이다.



나사는 “앞으로도 수십억년 동안 계속 타오르는 태양은 무한한 추진력의 원천”이라며 “이번 임무는 우주 탐사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이 풍부한 자원을 활용하는 시스템을 시연하는 것”이라고 이번 발사에 의미를 부여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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