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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65개 기업·11개 레이블 거느린 하이브…5조원대 플랫폼 경영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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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 사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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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스타 ‘뉴진스’가 소속된 레이블(label·소속사) ‘어도어’와 모기업 하이브 사이에 갈등이 폭발하자 하이브의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방탄소년단이나 뉴진스를 하이브의 ‘대표 그룹’으로만 알고 있던 이들이라면 더욱 ‘뉴진스’를 제작·관리해온 어도어와 그를 지배하는 모기업 사이의 팽팽한 긴장관계를 이해하기 어렵다. 이러한 관계의 배경에는 ‘플랫폼 기업’이라는 하이브의 구상이 자리한다.



“진정한 라이프 스타일 멀티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지난달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하이브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서 밝힌 내용이다. 하이브 이사회의 의장은 창업자이자 유명 제작자인 방시혁이다. ‘플랫폼 기업’ 하이브를 그룹의 맨 위에 올려두고 하위에 개성있는 레이블들을 두는 구조는 방시혁 의장의 오랜 구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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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주식시장에 상장한 하이브(전신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당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아닌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히며 “영역에 관계없이 산업을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음악 뿐만 아니라 게임, 인공지능,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의 진출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상장을 전후해 하이브는 공격적으로 국내외 레이블(label·소속사)을 인수하고, 사업 다각화를 이루며 단숨에 몸집을 불렸다. 현재 하이브는 자산 규모 5조원을 넘기며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로 대기업집단 편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현재 하이브의 종속기업은 65개에 이른다.



하이브는 자사 레이블의 개성있는 창작 활동을 통해 ‘강력한 아이피(IP·지식재산)’를 키워내 그룹 차원에서 활용한다. 계약관계로 소속된 아이돌과 공연·영상콘텐츠·게임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아이피 보유 효과’를 내는 것이다. 여러 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콘텐츠와 상품은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팬들에게 제공된다. 레이블-솔루션-플랫폼을 연결해 각 레이블에 소속된 아티스트가 만든 지식재산을 판매하는 사업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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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주요 임원진에 넥슨, 엔씨, 크래프톤 등 게임 업계와 정보통신(IT) 인사들이 대거 영입된 것도 지적재산을 통한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020년 하이브에 합류한 박지원 최고경영자(CEO)는 넥슨코리아 대표 출신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운영했던 임원진들을 하이브가 대거 영입하며 콘텐츠 플랫폼 사업에 주력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번 갈등으로 하이브가 택한 ‘멀티 레이블’ 구조의 문제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23일 박지원 하이브 대표는 사내 구성원에게 메일을 보내 “이번 사안을 통해 (멀티레이블 사업 방식에)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안을 잘 마무리 짓고 멀티 레이블의 고도화를 위해 어떤 점들을 보완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느냐에 따라 하이브 방식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2일 어도어와 갈등이 노출된 뒤 1만8000원(7.81%)이 단숨에 떨어진 하이브 주가는 이날 하락세를 멈췄다. 1000원이 오르며 21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박지영 임지선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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