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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김건희 주가조작’ 언급만 하면…방심위·선방위 벌써 5번째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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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네덜란드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15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 2층 실내행사장에서 마중을 나온 윤재옥 국민의힘원내대표 등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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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의원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가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개입 의혹을 언급한 시비에스(CBS) 라디오 방송에 법정제재를 의결했다. 이 방송은 김건희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매를 통해 2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검찰 의견서를 바탕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이다. 앞서 선방위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같은 사안을 다룬 방송 네 건에 이미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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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지난 1월11일 보도한 ‘검찰, \"김건희 모녀 도이치로 23억 수익\"’ 리포트 장면. 뉴스타파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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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위는 25일 16차 회의를 열고 시비에스 ‘김현정의 뉴스쇼’(2월2일 방송분)에 ‘선거방송심의 특별규정’ 5조(공정성), 6조(형평성), 8조(객관성)를 적용해 법정제재 ‘경고’를 결정했다. 이 방송은 이언주 전 국회의원이 출연해 ‘더불어민주당 복당’,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 주제에 관해 논평하는 내용이다. 이 전 의원 발언 중 “김건희 일가가 영부인 포함해서 23억인가 이득을 봤다는 것이 재판에서 드러났다”고 말한 대목을 문제 삼으며 ‘허위 사실’이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해당 재판은 지난해 2월10일 판결이 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주가조작 사건 1심을 말한다. 여기서 권 전 회장은 주가조작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김건희 여사는 주가조작에 자금을 댄 ‘쩐주’ 의혹을 받는데, 당시 검찰에서 제출한 종합의견서에는 김건희 모녀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매로 약 23억원의 차익을 얻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한국거래소 자료가 첨부돼 있다. 이는 지난 1월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후 해당 내용을 다룬 시사·보도 프로그램은 줄줄이 방심위와 선방위에서 중징계를 받았다. 앞서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와이티엔(YTN) ‘이브닝뉴스·뉴스나이트’(1월12일)에 ‘경고’, 문화방송(MBC) ‘김종배의 시선집중’(1월16일)에 ‘주의’, 선방위는 시비에스 ‘박재홍의 한판승부’(1월16일)에 ‘관계자 징계’, 문화방송 ‘신장식의 뉴스하이킥’(1월16일)에 ‘경고’를 의결했다. 오는 29일 선방위 회의에도 문화방송 ‘스트레이트’ 의견진술이 예정돼 있다. 이 또한 법정제재 가능성이 크다.



이들 프로그램은 전부 김건희 모녀의 ‘주식 매매 수익 23억’을 다루거나 언급한 방송이다. 국민의힘 추천 최철호 선방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검찰 주장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권위 있는 법원은 의견서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라며 ‘불공정 방송’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3일 방송소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추천 이정옥 방심위원이 ‘시선집중’ 방송을 심의하며 “(김 여사가) 수백억·수천억 원 주식 수익을 올렸다고 하더라도 (주가조작과 관련이 없다면) 보도 가치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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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지난 1월11일 보도한 ‘검찰, \"김건희 모녀 도이치로 23억 수익\"’ 리포트 중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김 여사의 주가조작 개입 의혹에 대해 “수천만원 손해를 봤다”고 답하는 장면. 뉴스타파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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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의견진술자로 참석한 유창수 시비에스 제작1부장은 “권오수 회장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에 대해서는 아예 다루지 않았다. 검찰 의견서에 분명히 있는 내용(23억원 수익)이기 때문에 언급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를 허위사실로 간주하고 제재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행정지도 의견을 낸 이미나 위원(한국미디어정책학회 추천) 역시 “언론에 명백하게 사실로 드러난 것만 보도하라고 요구하긴 어렵다. 언론은 수사·판결하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방심위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5월 해외 출장을 급히 추진 중”이라며 임기 만료(7월)를 앞둔 ‘외유성 출장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국민권익위원회의 ‘민원사주’ 의혹 조사가 본격화되는 시점의 출국이 ‘도피성’이 아니길 바란다”라고 했다. 한겨레의 관련 문의에 방심위는 “공식적으로 (출장 추진 사실은) 확인된 바 없다”고 답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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